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의 장면이 떠오른다. 동료들은 각자 할 일을 해내고 있는데, 장그래는 자신의 부족함을 더 크게 의식하며 불안해했다. 잘할 수 있을까, 버틸 수 있을까 스스로를 의심하는 눈빛이 느껴졌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내 모습이 겹쳐졌다. 무언가를 시작하려 할 때 가장 먼저 막는 건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일 때가 많다. “넌 잘 할수 있을까?.” “넌 늘 중간에 포기했잖아.” 이런 말들이 내 안에서 올라온다. 누가 한 말도 아닌데, 내가 나한테 던지는 말이다.
시도하기 전에 이미 스스로를 의심하다가 제대로 시작도 못해본 경우들. 지금 생각하면 남의 시선보다 내 마음속 목소리가 더 무거웠다.
돌아보면 그 목소리는 대부분 내가 만든 기준에서 나왔다.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비교심. 그 기준에 닿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깎아내렸다.
요즘은 크게 바라보지 않고 작게라도 해낸 걸 인정하는 것.
“여기까지 온 것도 괜찮다.”
이렇게 말하면 예전보다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