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동훈이 동료들과 술자리에 앉아 있는 장면이 있다. 누군가는 회사 이야기를 하며 자기 능력을 부풀려 말했고, 또 누군가는 지나치게 스스로를 깎아내렸다. 그 사이에서 동훈은 조용히 듣고만 있었는데,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그 모습이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듯한 표정처럼 보였다.
그 장면에서 지금 내 모습이 겹쳐진다. 나는 자꾸 나를 꾸며서 본다. 잘한 건 크게 부풀리고, 못한 건 필요 이상으로 깎아내린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기란 쉽지 않다.
전에는 그걸 전혀 몰랐다. 남들이 인정해주면 괜히 들뜨고, 그렇지 않으면 금세 작아졌다. 지금은 조금 알겠다. 그건 세상이 아니라 내가 만든 눈금 때문이었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건 좋다, 나쁘다를 붙이지 않고 그냥 사실만 보는 것이다.
“나는 오늘 피곤하다.”
“이건 아직 잘 못한다.”
이런 단순한 문장을 생각하면 마음이 덜 무거워진다.
처음엔 불편하지만, 조금은 해방되는 기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