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음

by 이탤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봤던 장면이 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시대의 상황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인물들의 모습이었다. 가까워지고 싶어도 불안과 두려움이 사이에 놓여 있었다. 카메라는 환하게 웃는 얼굴과 동시에 흔들리는 눈빛을 잡아냈다. 마음이 확신으로만 가득 차 있지 않고,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처럼 보였다.


그 장면을 떠올리면 나 역시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다. 잘할 수 있을까, 계속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올라올 때는 평소에 당연하던 일들도 어렵게 느껴진다. 아무 일도 달라진 건 없는데, 내 안이 불안하면 세상도 불안하게 보인다.


예전에는 흔들리는 나 자신을 부정하려 했다. 마음이 약하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흔들린다고 해서 무너지는 건 아니라는 걸 안다. 바람이 불면 나무도 흔들리지만, 그렇다고 뿌리가 바로 뽑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요즘은 흔들리는 순간이 와도 인정해 보려고 한다. 흔들리는 마음도 나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면, 오히려 중심을 잡을 힘이 생긴다. 완전히 흔들리지 않는 삶은 없지만, 그 안에서도 버틸 수 있다는 걸 조금씩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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