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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물점 Jan 10. 2020

아이와 함께, 겨울철 별자리 여행 3

겨울 방학에 아이와 꼭 해야 할 체험, 겨울철 별자리 여행

겨울철 별자리 여행, 이렇게 준비하자.


가장 좋은 별자리 여행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속닥속닥 이야기가 오고 가는 여행이다. 가족과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별을 찾고, 별자리 이름 맞히기 게임을 하고, 별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여행은 누가 뭐래도 최고의 가족 별자리 여행이다. 한겨울이니 따뜻한 모닥불과 지글거리는 바비큐가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그러나 이런 여행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밤하늘에서 별을 찾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물론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도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필자도 역시 처음에는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

지금부터 별자리 여행 초보 부모를 위한 필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개한다.


1. 내가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천문 교육 기관 프로그램에 참여하자.

교육기관 프로그램에 아이들과 함께 참가해 보자. 첫발을 내딛을 때는 누구나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도, 강원도 등 우리 주위에는 별자리 교육을 실시하는 천문 교육 기관이 의외로 꽤 많이 있다. 이들 기관들은 매일 밤 또는 주말 저녁 시간에 시설을 개방하고 별자리 교육이나 천체망원경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각 시도의 과학관이나 사설 천문대를 검색해 보자. 간단한 검색 만으로도 각 기관별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간단한 예약으로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당일 야간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비용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운전을 해서 천문대를 찾아가는 수고로움만 각오한다면.


  - 국립 과천 과학관: 돔 형태의 별자리 교육 시설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천체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

  - 송암천문대: 학생 단체 현장체험학습 장소로 애용된다. 당일 또는 1박 2일 등 가족 프로그램을 운영

  - 중미산 천문대: 학생 단체,  가족 단위 천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 영월 별마로 천문대: 영월 봉래산 정상에 위치. 다양한 가족 단위, 학생 단체 천문 교육 프로그램 운영

  

2. 시설을 정하고 예약을 했다면

  첫째, 해당하는 계절의 주요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부모가 먼저 알자. 책도 좋고 인터넷도 좋다. 정보는 널려 있다. 각 계절별로 5-6가지 별자리 이야기를 모두 알 필요는 없다. 그중에서 대표 별자리 이야기 하나 만이라도 부모가 미리 알고 가야 한다. 그 이야기 하나를 천문대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아이에게 들려주자. 이미 아이도 알고 있는 이야기라면 이야기에 대한 소감을 나눠보는 것도 좋다. 


  둘째, 별자리 앱, 천체관측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부모가 먼저 별들을 찾아보자. 이 정도의 노고는 성공적인 별자리 여행을 위해 꼭 필요하다. 절대 어렵다는 생각은 버리자. 겨울철 별자리는 누구나 쉽게 찾는다. 부모도 사람이다. 미리 예습한 부모는 더 열심히 교육에 참여한다. 가끔 천문대에 가면 아이만 교육에 참여하고 밖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부모들을 볼 수 있다. 제발 그러지 말자. 내 아이를 위해 왔다면 함께 참여하자. 좀 창피하면 어떤가. 서로 모르는 건 마찬가지다. 배움에 창피함은 없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자 하면 아이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변의 진리이다. 스스로 책을 읽는 부모 밑에 책 읽는 아이가 존재하는 법이다. 높은 확률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별자리 앱은 휴대폰을 하늘에 대면 별들의 이름과 별자리도 알려 준다. 너무나도 편한 세상이다. 그러나 맨눈으로 하늘에서 별자리를 찾는 즐거움과 짜릿함은 또 다르다. 도움을 받는 도구로만 사용하자.) 


 셋째,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 만한 도구를 준비해 가면 더 좋다. 천문대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사람들은 익히 알고 있겠지만, 밤하늘의 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건 서로에게 고통이다. 천문대에서 강의하는 강사들은 보통 '별지시기'라고 하는 레이저 도구를 사용하여 별을 가리킨다. 별지시기 레이저 빛을 본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제다이의 광선검이 따로 없다. 필자도 지금껏 20년 동안 4-5개의 별지시기를 소모하였다. 

별지시기의 레이저 세기는 대략 20mw~30mw 정도면 적당하다. 사람의 눈을 향해 쏘지는 말도록 주의하면 안전하다. 과거에는 나이트클럽 등지에서 조명 효과로 이보다 몇 배 더 강한 레이저를 쏘기도 했다. 충분히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하늘에서 별을 찾도록 하자. 아이들은 찾지 말라고 해도 하늘 구석구석에 레이저 빛을 쏘며 별을 찾는다. 그야말로 자기 주도적이다.

=> 별지시기 구입이 어렵다면 낡은 낚싯대를 활용하자. 낚싯대 끝에 야광찌를 달고 하늘을 가리키자. 손가락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내가 생각하는 별을 다른 사람들과 정확하게 공유할 수 있다.


3. 별자리 여행에 참여는 부모의 자세

 첫째, 모든 활동에 자녀와 함께 참여하자. 


 둘째, 실제 밤하늘 관측 시 강사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기억하자. 잘 기억했다가 내가 아이에게 다시 들려주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셋째, 사전 공부가 충분해서 강의 내용을 내가 다 알고 있더라도 아이에게 내색하지 말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내가 투덜대는 수간 아이의 흥미는 반감된다. 내 아이를 위해서 나도 고개를 끄덕이자.


 넷째, 아이가 밤하늘에 탄성을 지를 때 나도 같이 탄성을 지르자. 공감은 이어질 대화의 기본이다.


 다섯째, 가장 중요하다. 부모 스스로 설렘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는 싫은데 자녀 때문에 억지로 간다는 표정이라면 안 가는 게 낫다. 그런 마음으로 가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순례길이다. 감동 없는 고통의 길이다.


 여섯째, 운전 거리가 좀 멀더라도 과감하게 멀리 있는 천문대에 도전해 보자. 분명 얻는 게 있을 것이다.


 일곱째, 배운 내용을 복습하자. 기회 있을 때마다 하늘을 보고 별자리를 찾는 습관을 갖자. 아이와 함께 퀴즈 놀이도 하면서. 몇 번의 복습 과정이 지난 후에야 하늘에 있던 별자리가 당신 가슴에 새겨질 것이다.  



4. 기타 별자리 여행에 대한 몇 가지 팁!

  - 평일 별자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숙소를 잡고 1박 이상의 여행을 계획하다 보면 날씨 등의 변수로 실패할 수 있다. 당일 프로그램의 장점은 날씨를 확인하고 참여하기 때문에 실패 가능성이 없다. 즉, 오후까지 날씨를 충분히 확인하고 바로 전화로 예약하자. 퇴근 후에 가면 되는 야간 프로그램이므로 휴가를 낼 필요도 없다.


  - 날씨와 함께 달빛도 유의하자. 보름달이 뜨는 날은 7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별빛 관측이 힘들다. 달빛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날은 맑은 그믐날이다. 밤 12시 이후에 달이 뜨는 날도 물론 좋다

.

  - 천체 관련 앱 등을 활용하여 당일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행성을 확인해 보자. 토성, 화성, 목성과 같은 행성들은 매우 밝게 빛난다. 날짜를 잘 맞추면 덤으로 볼 수 있다. 물론 해뜨기 전후에 볼 수 있는 금성도 아름답지만, 별자리 프로그램은 보통 완전히 어두워진 후에 진행되기 때문에 금성을 만날 일은 별로 없다.


  - 천체 교육 프로그램은 한 번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최소한 계절별로 한 번은 가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


  -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들이 있다. 스타리나잇 같은 소프트웨어는 천문대에서 강의용으로도 활용된다. 그러나 값이 비싸다. 가정에서는 무료 프로그램인 '스텔라리움' 프로그램으로도 충분하다. 한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유용하다. 


http://stellarium.org/ko/  왼쪽 스텔라리움 사이트에 접속 후 상단에서 윈도 64비트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된다.(윈도 10을 쓰는 경우. 윈 7인 경우 내 컴퓨터가 32비트인지 64비트 운영 체제인지 확인해야 한다.)


                                                                                                       BY 철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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