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과 나는 마지막에는 월터라는 흑인과 함께 어울렸는데, 그는 술집에서 술을 몇 잔 주문해 주르륵 늘어놓고는 "와인 폭탄주야!"라고 말했다. 포트와인 한 잔, 위스키 한 잔과 포트와인 한 잔의 순서였다. "맛 없는 위스키에 멋지고 달콤한 재킷을 입히는 거야!하고 외쳤다.
/잭 케루악 <길 위에서2> 45p
<길 위에서>의 청년들처럼 나만의 포트와인 폭탄주를 만들어 보자. 포트와인은 포도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브랜디를 첨가하기 때문에 도수가 높고 단맛이 강하다. 바삭바삭 마른 나무 향, 쫀득쫀득한 건포도 같은 향이 난다. 한 모금 맛보자마자 강한 달콤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브랜디가 들어간 만큼 삼킨 후에는 속이 따뜻해진다. 작은 잔에 따라 한 잔을 마시면 향긋한 기운과 함께 포근한 잠을 잘 수 있다. 색다른 방법으로 포트와인을 즐길 수 없을까? 위스키 대신 탄산이 강한 맥주와 포트와인을 섞어 제조해보기로 한다.
먼저 포트와인을 준비한다. 원산지인 포루투갈에서 구매하면 질 좋고 저렴한 와인을 살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온라인은 물론 남대문 주류상가나 이태원 가자주류, 대형마트에서도 살 수 있다.
포트와인을 산 다음에는 편의점에서 가장 싼 가격의 맥주를 산다. 화려한 패키지와 두터운 역사를 가진 해외 맥주 사이에서 깜찍한 존재감의 제품으로. 이렇다 할 향이라거나 특색은 없지만 그게 이 맥주의 매력이다. 또 폭탄주를 만들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역할을 한다.
이제 폭탄주를 제조할 시간이다. 컵에 포트와인 샷 한잔과 맥주 반캔을 따르고 잘 섞어준다. 월터 말처럼 ‘밍밍한 맥주에 멋지고 달콤한 재킷을 입히는 과정’이랄까. 이렇게 짙은 포도 향이 나는 달콤하고 시원한 포트와인 맥주가 완성된다. 친구들과 모여 꿀꺽꿀꺽 마셔도 좋고 퇴근 후 스스로를 다독이는 마음으로 한잔하기에도 좋다. 그래도 역시 <길 위에서>의 ‘와인 폭탄주’ 장면이 나올 때 마시는 게 제일이다.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길 위의 비트족들과 나에게 외친면서.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