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슨니 Nov 13. 2019

나를 재촉하지 않는 느긋함 기르기

홀로서기의 기로에서

많이들 연애 관계가 마음의 안정과 삶을 채워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콩깍지가 벗겨지고 난 이후를 경험한 이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인간-인간의 관계에서 누군가를 온전히 충족시켜주고 채워줄 수 있는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사람이라는 존재가 사람을 위로하고 온전히 채워줄 수 있었더라면, 삶과 마음에 외로움이 뒤꽁무니를 쫓아다니지 않게 되었을 테니까. 또, ‘고독’이라는 단어는 우리네 사전에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누군가가 곁에 있음에도 ‘고독’이라는 감정과 ‘홀로서기’의 도전은 삶에 늘 자리하고, 홀로 치열히 이겨내는 과정은 ‘성장’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는다. 어찌 보면 인간은, 한계가 가득한 세상과 본인의 삶을 받아들이는 숙명에 놓여있는지도 모르겠다.


관계에 있어 가족이건 친구건 그 외의 관계건, 공통적으로 ‘공동의 노력’이 전제되어 상호작용하는 건강함이 필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할 것은 ‘자기 존중감’ 임을 다시금 마음에 새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 될 때, 비로소 누군가를 사랑할 용기가 생기는 듯 하기에.



내 감정 다루는 게 익숙해질 법도 한데, 감정은 공부와 다르게 하나 알게 되었다고 다음에 올 감정까지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견뎌냄을 통해 이겨낼 뿐이다.


하지만 타인과 함께하는 순간 뒤에 있는 ‘홀로 견뎌내는 시간’이 내면의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시간이었음을 감안하면, 휘몰아치는 감정이 ‘있는 그대로 폭풍우를 몰고 올 수 있도록’ 마음에도 담대함이 필요한 듯싶다.


‘누군가에게 설명하기 위해 나의 감정을 성급히 정의 내리지 않고 잔잔히 흘러갈 수 있도록, 나를 재촉하지 않는 느긋함을 길러야지’ 싶은 오늘의 기록.

이전 03화 나로 살기 고되지만 그냥 살기로 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