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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un 09. 2022

수업반과 운영반, 행정반

이다경


2022년, 2학년이 되면서 주위 많은 것들이 변했다.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의 수도 늘어나고, 진행하는 이벤트도 늘어나고, 인턴십에 대한 고민도 시작하고, 깜찍한 1학년 후배까지 생긴 19기. 우리에게 일상적이지만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반"일 것이다. 



2학년에게는 반이 총 3개가 있다. 행정반, 수업반, 운영반. 운이 좋은 경우에는 3개의 반이 모두 같기도 하나 어떤 친구들은 셋 다 달라 자신을 설명할 때 어떤 것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한다. 와이파이의 부장, 김가진군을 예시로 들면, 그의 행정반은 1반이나 실제 운영반은 5반이고, 수업반은 4(D)반이다. 이런 친구들은 신청할 때, 본인확인을 받을 때, 자신을 소개할 때, 심지어 학습지에 학번을 쓸 때까지 등 여러 상황에서 자신의 반에 대해 고심한다. 


수업반, 운영반, 행정반의 이유

2학년이 3개의 반을 가지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곧 사회로 나갈 2학년에게 진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혼자서 고민하기에 진로는 매우 어렵고 벅찬 문제이기에 경험이 많아 시야가 넓으면서 학생을 객관적으로 봐주는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선생님이 맡는 학생의 숫자가 적으면 적을수록 한 명 한 명을 세세히 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 위와 같은 이유로 한 선생님이 맡는 반의 학생을 13 ~14명으로 줄이는 멘토 담임제가 시행되었고, 실제 운영반은 4반에서 6반체제로 변화되었다. 하지만 실제 교육부에 제출하기 위해서는 20명의 학생이 한 반이어야 하기에, 생기부상으로는 4개의 반(행정반)을 그대로 유지 중이다. 


그러면 수업반은 왜 생기게 된 것일까? 행정반은 5반과 6반 학생들이 나뉘어서 1, 2, 3, 4반에 들어가게 나눈 것이다. 2021년에는 행정반과 수업반이 같았다. 하지만 5, 6반 학생들이 1, 2, 3, 4반 학생들과 비교해 소외감과 반의 결속력 부족을 느끼게 되었고 이가 문제로 주목되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실제 운영반의 친구들을 최대한 붙어있게 하면서 4개 반을 섞은, 수업반인 것이다. 


수업반과 운영반에 대해 느끼는 지점들

하지만 이런 수업반에 많은 친구가 어려움을 느낀다. 자신을 어떻게 설명할지, 자신의 학번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점은 하나의 반이 실제로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점이다. 운영반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조종례 시간과 학급자치 시간뿐이다. 반대로 수업반의 경우, 일주일에 8블럭, 하루에 4블럭의 수업을 한다면 이틀 정도로 계산할 수 있는 공통교과과목에서만 만날 수 있다. 둘 다 친구들끼리 할 수 있는 활동에 제한이 생기며 자신의 반이라 느끼지 못할 적은 시간이다. 실제로 조민수 학생을 포함한 19기 학생 세 명을 인터뷰했을 때, 공통으로 6반체제와 수업반과 운영반의 분리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었다. 


①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원래 6반체제의 목적인 선생님의 세세한 케어를 1학년과 비교하여 잘 느끼지 못하였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아직 1학기의 반절밖에 지나지 않아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1학년 때 선생님과의 상담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공통교과과목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 아닌 경우가 더 많아져 담임선생님이 자신의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학생들은 담임선생님과 만날 시간이 부족하다고 표현했다. 


② 6반체제가 되며 학년 내의 연결성이 적어졌다고도 했다. 1학년 때는 생활반경에 있는 친구들이 함께 수업하며 끈끈한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업반끼리의 연결도 운영반끼리의 연결도 확실하지 않으니 1학년 때 함께 하던 친구들끼리만 놀게 된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2층과 3층 복도를 나누어 쓰다 보니 1, 2반과 3, 4, 5, 6반의 교류가 적다고 느껴졌다. 이런 6반체제가 3학년까지 지속된다면 교실이 도서관과 신학습관 여러 층으로 나누어지면 학년간의 연결성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③ 수업반과 운영반이 분리되며 반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졌다고 한다. 공통교과와 조종례를 하는 '자리'가 달라지다 보니 자신의 자리라는 느낌이 부족하고, 분실 우려로 물건들을 계속 들고 다녀야 한다고 한다. 또한 기존에 '같은 반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새로운 느낌을 주는데, 그런 것도 없어졌다. 


이런 문제점을 느끼고 선생님은 어떻게 6반체제를 받아들이고 계시는지 궁금해져 19기와 함께 1학년과 2학년 담임을 하고 계시는 선생님을 인터뷰해보았다. 


선생님은 20명이나 21명을 한 명의 담임선생님이 만나는 것보다는 당연히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더 밀도 있게 또 깊이 있게, 빈번하게 상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신다. 2학년은 진로 지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기에 그 시기에 선생님이 학생들의 관심사나 흥미나 혹은 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같이 찾아갈 수 있으니 그런 걸 고려했을 때에는 13명 학생이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주셨다. 또한 1학년 때의 20명의 학생과 학부모님을 상담하는 것과 2학년 때의 13명 학생과 학부모님을 상담하는 것을 비교했을 때 후자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었다고 하셨다. 정말 수치상으로 따지자면 선생님이 하루에 2명씩만 말을 걸어도 일주일에 10명과 이야기 할 수 있으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그 정도로 시간이 1주 혹은 2주만 남았더라도 다시 상담을 시작해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고 하셨다.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이야기해주셨다. 

"4반이었다가 6반 체제로 변화한다는 건 당연히 어떤 좋은 점이 있는 만큼 부작용이나 준비되지 않은 것들이 있어요. 그 준비되지 않았던 것들을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 이제 a, b, c, d반 편성을 했는데 여기서 또 여러분한테 가져다주었을 혼란 이런 것까지는 다 대비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런 반의 구성과 관련된 여러분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어떤 고충을 저희가 더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아요. "


선생님의 말씀처럼 모든 시스템과 체제가 완벽할 순 없는 노릇이다. 변화가 시작된 지 2년도 안 되었다. 불편함만 생각하다가 자신에게 오는 이득을 놓칠 수 있지 않은가. 계속해서 변화를 끌어내고 보완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는 함께 소통하며 움직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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