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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Aug 08. 2022

3년 만의 퀴퍼, 서울광장 무지개로 물든다

임금비

 2022년 7월 16일, 3년 만에 서울 광장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가 다시 열린다. 장기간 진행된 코로나로 인하여 지난 퀴어문화축제를 온라인으로 진행한 만큼,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올해의 퀴어문화축제를 많은 이들이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퀴어문화축제를 여는 것을 반대하거나 꺼리는 입장을 보인다. 다양한 성적 지향, 젠더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도 있고, 그들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나 굳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 축제를 열어야 하는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도 있다. 또는 퀴어문화축제는 옹호하지만 그 안에서 일부가 보여주는 노출이라든지 성적인 상품 등을 불편해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는 오늘, 기사에서는 2022 서울 퀴어문화축제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에 얽힌 사회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서울퀴어문화축제

(Seoul Queer Culture Festival, SQCF)란?

 서울 퀴어문화축제는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비롯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어우러져 즐기는 장을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삼아 매해 서울에서 개최되는 복합/공개/문화행사이다. (출처: 서울퀴어문화축제 SQCF 공식 홈페이지) 이는 시민들로 구성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에서 주최와 주관 모두를 맡고 있으며, 서울 퀴어퍼레이드와 한국 퀴어영화제 등의 행사를 함께 열고 있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2000년, ‘퀴어문화축제-무지개 2000’이라는 명칭으로 첫 회를 개최한 이후, ‘퀴어문화축제-무지개 OOOO’, ‘퀴어문화축제’라는 명칭을 거쳐, 2018년 ‘서울퀴어문화축제’로 명칭을 변경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2년의 서울퀴어문화축제는 7월 1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울 광장에서 열린다. 

    각각 2022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 슬로건과 포스터   (출처: 서울퀴어문화축제 SQCF 공식 홈페이지)



 퀴어문화축제와 서울광장

 지난 4월 13일,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축제를 위해 서울광장을 사용하겠다고 서울시에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서울시 서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광장 사용 신고를 신청받은 서울시는 48시간 안에 신고 수리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퀴어문화축제의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항이기에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공무원과 변호사 등의 외부인이 참여하는 심의 위원회를 개최하여 허용 여부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적인 행정이라며 서울 광장 사용신고서를 제출한 이틀 후인 2022년 4월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광장 사용을 신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그렇게 6월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시민위)는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는 주최 측이 요청한 기간의 절반도 되지 않는 단 하루, 7월 16일만 사용하도록 하였다. 이는 ‘신체 과다 노출이나 청소년 보호법상 유해 음란물을 판매하거나 전시하지 않는’ 조건을 달고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추후 퀴어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건부 허용이었다.

 이에 서울퀴어문화축제 위원회 측에서는 시민위의 조건부 수리에 관한 내용이 성소수자 차별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애초에 명확한 기준도 없는 모호한 조건을 걸어 내년을 포함한 향후 행사의 서울광장 개최 여부까지 미리 결정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며, 이는 공개된 회의록을 봤을 때 몇몇 위원들이 가진 성소수자와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대한 편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2019년, 서울 퀴어퍼레이드만 시민위에서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차별 행정이라는 서울특별시 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오자, 2020년에는 시민위를 거치지 않고 조직위의 사용신고 접수를 즉시 수리한 바 있으며, 그럼에도 2022년에 이를 굳이 다시 시민위 안건으로 올리고 부당한 조건부 수리 결정을 내린 것을 반인권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하였다.



서울 광장 옆, 축제 반대 세력

 매해 열리던 퀴어문화축제 옆에는 축제 반대 세력도 함께 존재했다. 올해 또한 동성애에 반대하는 보수기독교계에서는 퀴어축제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고하기도 하였다. 그들은 어떤 이유로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고 있는 걸까?

 동성애, 그리고 퀴어문화축제 반대의 대표적 세력인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 준비위원회(이하 축제 반대위원회)’에서는 퀴어문화축제가 음란한 성행위를 옹호하고 조장하는 연설을 하거나, 물건을 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는 불건전한 성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퀴어문화축제 자체는 찬반이 격돌하는 사항이고 서울시의 조례 목적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서울광장의 건전한 사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기에 서울광장에서의 동성애와 관련된 축제는 금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 세력이 아니더라도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반감을 갖거나 의문을 표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노출에 관한 부분인데, 왜 그렇게까지 노출하면서까지 축제를 진행해야 하느냐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축제 찬성 측 여론에서는 노출이 심한 참가자는 극소수이며, 실제 축제 현장에서보다 과장되어 보도되는 경향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노출이 심하지 않은 참가자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언론에 의해 부풀려져 이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한편, 과거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퀴어축제의 의의에 대해 ‘억압으로 인해 그동안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성소수자들이 존재를 공적인 장소에서 드러내는 가시성의 실천이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고립감에서 벗어나 소속감과 자긍심을 느끼는 운동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이끌어내는 가장 큰 퀴어 행사 중 하나이다. 다양한 소수자 의제가 그러하듯 이에 대해서 또한 찬반 의견이 다양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는 민주시민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를 무조건 찬성 혹은 반대하며 서로의 의견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계속 이야기 나누고, 토론하고, 토의하는 과정을 거치며 진짜 ‘모두를 위한’ 퀴어문화축제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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