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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Aug 08. 2022

여름이었다-

박서희, 유승표, 김채현

 겨우내 얼어붙은 꽃가지들이 새록새록 살아나 봄을 맞이한게 엊그제같다. sns 곳곳에서는 색색깔 꽃을 마주할 수 있었고, 가슴 설레는 봄노래가 길거리에서 잔잔하게 들려왔던 때. 한껏 만개한 봄을 즐기던 시간도 훌쩍 지나 어느덧 여름이 찾아왔다. 기후위기를 배제할 수 없는 삶속에서 뜨거운 여름이 일찍 찾아왔다는데, 여름의 풋풋함에 설레는 마음도 덩달아 일찍이다.

 

 당신은 ‘여름'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시원한 바다? 푸르른 하늘? 혹은, 삐질삐질 새어나오는 땀? 필자는 봄의 티를 벗고 한층 깊게 변하는 나무의 색이 떠오른다. 은은하게 펼쳐지는 여름의 향과, 관자놀이로 흐르는 땀 옆에 즐겁다는 듯 웃음짓는 친구들도. 사계절이 갖는 이미지 중, 여름은 가장 생동적이고, 청량하다. 



-사진 띄워두니 바다에 가고싶다.-


 그래서 여기, ‘여름' 에 대하여 제각기 다른 기억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본격적인 여름 앞에서.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먼저, 가장 기초가 되는 질문을 드리려고 해요. 00님은 여름을 좋아하시나요? 여름하면 떠오르는 것을 말씀해주세요!


 A. 

 기가지니님: 어.. (고민) 저는 여름하면 아이돌 노래가 떠오르고요. 여름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운동을 열심히 하면 땀이 엄청 나는데 여름은 특히 땀이 많이 나잖아요. 그래서 그 땀이 많이 난 상태로 집에와서 샤워할 때 그 기분, 쾌락이 너무 좋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름플레이리스트’ 를 검색하면 아이돌 노래가 많이 나온다.-


 로치로님: 네. 여름하면 떠오르는 것은 일단… 여름에 초록색 나뭇잎이 이렇게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그 색깔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초록색 나뭇잎이 많이 달린 나무가 생각나는 것 같아요. 


 랑이님: 여름 좋아해요. 왜냐하면 여름에는 자연이 너무 예뻐요. 더위가 기승을 부려서 좀 짜증 나긴 하지만… 풍경이 그만큼 되게 예쁜 것 같아요. 햇빛, 그리고 무엇보다 해가 길어서 좋아요. 햇빛이 좋습니다. 여러분. 



 물놀이장인님: 여름을 딱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이렇게 나누기가 진짜 어려운 것 같아요. 여름만 되면 모기가 밤에도 붙고 맨날 에어컨 켜고 있고 그냥 불쾌지수 올라오고… 그래서 아주 하루 종일 짜증이 나는데 한 가을, 겨울 돼서 보면 ‘여름에 진짜 재밌었는데’ 라는 기억들이 꼭 있어요. 그래서 뭐랄까 감성적으로 문학 시간에 한 말을 빌려서 표현하자면 지난 여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올 여름도 지나고보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을까요?-


 걈차나님: 저는 여름 별로 안 좋아해요. 벌레가 너무 많고, 덥고, 그리고 뭔가 쳐지지 않나요? 물론 다른 친구들은 활기찬데 저 같이 햇빛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여름에 밖에 돌아다니는 게 힘들어서 저는 여름 별로 안 좋아해요.




 Q. 그런 생각과 기억을 갖고 계시는군요! 그럼, 00님이 작년 여름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에피소드는 무엇이 있을까요?


 A.

 기가지니님: 어… 아! 옷을 사서 그 옷을 빨아서 학교에 입고 갔어요. 그런데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 땀에 젖어버린거예요. 검정색 옷이었는데 그 옷이 점점 회색이 되더니 한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그 옷에서 씻어도 안 없어지는 구리구리한 냄새가 났던… 그런 슬픈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웃음)


 로치로님: 작년 여름에 가족들이랑 여름방학에 휴가를 갔었는데 그게 좀 기억이 나는 것 같고… 그리고 작년 여름 즈음에 누가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최근에 현상해서 겨울에 저한테 보내줬는데, 그걸 보고 “아 확실히 여름이 참 이쁘긴 하다”라는 생각을 했어서 여름에 찍힌 필름사진 같은 감성이 생각나는 것 같아요!


 랑이님: 작년 여름에 딱 기억나는 게… 광교 호수공원에 갔었어요. 근데 보통 피크닉을 봄이나 가을에 가야 좋잖아요. 근데 한여름에 했단 말이에요. 땀이 무지하게 나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랑이님께 받은 사진.-


 물놀이장인님: 저는 여름에 물놀이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작년 여름에 딱히 뭐 하진 않았고 그냥 방학 때 친구 만나고 캠핑 갔었던 것 같아요. 차박 갔었어요. 공원같은 곳에 가서 영화보고 자고 왔어요. 


 걈차나님: 원래 코로나 때문에 어디 안 돌아다니다가 작년에는 그래도 좀 괜찮다 싶어서, 호캉스를 갔어요. 원래 제가 여름 싫어하잖아요. 근데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아주 좋은 침구에 누워 있다 보니까 좋더라구요. 


-걈차나님으로부터 받은 사진, 동천동의 여름.-




 Q. 생생하게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이네요. 짧고 간단한 질문인데요! ‘여름' 하면 떠오르는, 찾아듣는 노래가 있으신가요? 저희에게 추천해주세요!


A.

 기가지니님: 저는 이제… 있지의 <ICY> 뭐 이런 노래를 굉장히 즐겨듣는 편 입니다. 

https://youtu.be/zndvqTc4P9I 있지, icy


 로치로님: 여름마다 찾아듣는 노래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랑이님: 새소년의 <여름깃> 자주 들어요.

https://youtu.be/MrSdnhSWmxk 새소년, 여름깃


 물놀이장인님: 저는 케이팝 중에서 무조건 청량파거든요. 그래서 너무 많은데… 일단 일단 위너 노래 중에 진짜 청량한 거 너무 많아서 좋고, 휴가 갈 때 듣는 그런 느낌의 노래 있잖아요. 후디의 <안녕히> 라는 노래가 있어요. 저만 아는 노래인 줄 알았는데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더라고요. 태비의 파란색도 좋아요. 펜타곤의 <summer> 라는 노래도 좋구요, 샤이니의 <view >는 너무 유명하고… <데리러 가>도 진짜 좋구요. 온앤오프 노래 중에서도 청량한 거 많구요. 온앤오프의 <여름 쏙>! 마지막으로, 위너의 <ISLAND>, <LOVE ME LOVE ME>는 휴가갈 때 꼭 들어야 하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https://youtu.be/3JrDhzPoLkU 후디, 안녕히

https://youtu.be/-wcTkzPZq_4 펜타곤, Summer

https://youtu.be/UF53cptEE5k 샤이니, View

https://youtu.be/7dGwk5-QMpc 샤이니, 데리러 가

https://youtu.be/WxUlGm29LDI 온앤오프, 여름 쏙

https://youtu.be/kRj4toENrnA 위너, Island

https://youtu.be/ppOWR7ZLl7Q 위너, Love me Love me


 걈차나님: 제가… 여름 플레이리스트가 있습니다! 제가 매년 여름마다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데 만들 때마다, 여름이 완전 초여름도 있고 막 진짜 찌는 여름도 있잖아요. 근데 작년에는 완전 여름 끝나갈 때 만들었었고 이번 년도에는 초여름에 만들었는데 제가 작년 여름에 진짜 많이 들었던 건 빈지노의 <How Do I Look?>, 올해 초여름에 진짜 많이 들었던 노래는 소윤의 <Forever Dumb> 이라는 노래랑 태용이랑 원슈타인의 <Love Theory>. 이거 진짜 많이 들었어요. 

https://youtu.be/KmALcUH37Ok 빈지노, How Do I Look?

https://youtu.be/3L9R8cLe-DY 황소윤, Forever Dumb

https://youtu.be/lKAiv1jmVxA 태용&원슈타인, Love Theory




 Q. 꼭 한 번씩 들어봐야겠어요. 그럼, 00님만의 여름나기 꿀팁이 있다면, 슬쩍 공유해주세요!


 A.

 기가지니님: 일단은 그 동네 수영장이 있잖아요. 그 동네 수영장 가서 친구들이랑 수영하기! 그 트랙이 있는 수영장이 아니라 그냥 동네에서 운영하는 작은 워터파크같은 느낌의 수영장이요.. 그리고 찬물을 욕조에 받아놓고 반신욕하기 뭐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물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로치로님: 여름이 더워서 계속 짜증난다고 생각을 하는데, 계속 그렇게 생각하면 진짜 짜증이 나거든요. (그쵸) 근데 겨울에는 약간 움츠려 들고 둔한 옷을 입어야 되니까, 그렇지 않은 여름 특유의 나른함을 즐기면 될 것 같아요!


 랑이님: 여름에는 많이 안 움직이고 몰이나 백화점이나, 마트, 카페같이 시원한 데를 찾아다니는 게 좋아요. 왜냐면 집에서 사람 별로 없는데 에어컨을 튼다, 그럼 전력 낭비거든요.


 물놀이장인님: 사실 밖에 안 나가고 시원한 카페 돌아다니면서 하는 게 생존에는 제일 좋겠지만… 그래도 무더운 여름을 제대로 즐긴다면 물놀이가 아닐까 싶네요.


 걈차나님: 일단 바깥에 나가지 않아요. 왜냐하면 햇빛만 받지 않아도 시원하기 때문에… 최대한 햇빛을 받지 않아야 해요. 그리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 되고, 에어컨은 아직 그래도 환경적인 문제가 있으니까… 자제 하는 게 좋아서  선풍기를 최대한 많이 씁니다. 그리고 약간 아이스팩 같은 거 얼려놨다가 대고 있으면!! 진짜 시원하고. (상상만 해도 천국이네요) 머리를 묶어서 최대한 노출이 되는 부위가 많게 해야 그나마 좀 시원해요. 일단 밖에 안 나가면 하나도 안 덥고 방안에 틀어박혀서 가만히 있으면 하나도 안 더워요. 항상 애들이 나가서 “더워 ~” 이러고 있는데 교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하나도 안 더워요. (이거 완전 집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팁이네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올 여름, 이것만은 해야한다! 00님의 픽은 무엇인가요?


 기가지니님: 일단은 운동을 열심히 해서 복근을 만들겁니다. 그리고 워터파크에 갈 예정입니다. 


 로치로님: 올 여름에는 덥다고 집에만 있기 보단, 그런 여름에만 볼 수 있는 푸릇푸릇한 풍경을 좀 많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랑이님: 2주일에 한 번씩 꼭 빙수 먹기.


 물놀이장인님: 물놀이? 이번 여름에 저는 아마 못 가겠지만… 워터밤이나 대학 축제 이런 것도 많으니까 갈 수 있다면 가보면 너무 신나지 않을까 싶어요.


 걈차나님: 올여름에 이제 좀 코로나도 나아졌으니까 캐리비안 베이. 약간 요새 못 간 지 되게 오래돼서.. 근데 저 개인적으로 수영장 별로 안 좋아해요. 제가 어렸을 때 수영을 좀 오래 했는데 수영이 재미가 없더라고요. 근데 어쨌든 진짜 이제 그래도 코로나 거의 끝났으니까 옛날에 진짜… 아 물놀이 거의 3년을 못 했잖아요. 그런 것들 여름에 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페스티벌 요새 진짜 오프라인 공연 갑자기 엄청 많이 나와요. 그런데도 그래도 여름에 그 정취가 있으니까 약간 겨울의 축제보다 여름의 축제가 그래도 좀 낭만적이잖아요. 




 다양한 여름의 기억. 어제 오늘, 뜨거운 볕에 여름을 불평하던 필자도 인터뷰를 모아놓고 보니 은근히 설레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올 여름, 코로나19로 인해 3년간 봉인되었던 여름의 즐길거리들. 혹은, 3년간 새롭게 생겨난 당신만의 여름의 즐길거리. 무엇이든 좋다. 한 계절 너머 가을이 되었을 때 아련하게 한 마디 남길 수 있길 바란다.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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