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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Aug 11. 2022

젠트리피케이션

조민수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무엇일까?

gentrification의 뜻은 젠트리(중산층 또는 그 이상의 계급)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변화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신조어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은 비교적 지가가 저렴한 지역에서 생겨나는 특색있는 카페나 공방들로 인해서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시작한다.


이런 특색있는 공간들을 통해서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지역 가치가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 지역에 투자하려는 민간자본들에 의해서 지가가 상승하게 되고, 결국 이 상승한 지가를 감당하지 못하는 원주민들, 특히 지역 활성화를 도모했던 여러 가지 가게가 해당 지역에서 밀려나는 문제를 이야기한다. 그렇게 된다면 지가를 감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들이 자리를 잡게 되고, 결국 특색을 잃게 되어 다시 도시가 비활성화된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진행양상

한국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젠트리피케이션은 특색있는 가게들이 SNS 등의 커뮤니티를 통해서 유동 인구가 유입되면서 아래의 순서대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된다.


1.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지역 가치가 상승한다

2. 상승한 지역 가치를 보고서 많은 민간투자가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건물들이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3. 일본의 버블 경제 때처럼 현재 집값은 내려가지 않고 점점 치솟고, 이런 상황은 부동산 재태크 신화를 만들어 냈다. 자본금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중산층 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출을 끼고 소위 말하는 뜨는 지역의 건물들을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구입한다.

4. 대출이자 + 원리금 = 임대료로 메꾸고 지역 가치가 오르면서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는 사례가 많아, 건물의 가격이 오르기 전까지도 최대한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

그렇기에 건물매각 전까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높은 임대료를 상인들에게서 받는 것.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권리금 등) 부분으로 불이익을 준다고 압박하기에 건물주가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임대료를 상한인 5% 이상으로 올려리거나 or 가게를 내놓아야 한다.

5. 특색있는 가게들이 상승한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가게들을 내놓으며 지역의 특색이 사라짐

6.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들이 상권을 대체, 특색이 사라졌으므로 유동인구들의 유입이 다시 감소, 다시 비활성화된다.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을 통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은 좋은 시기에 매물을 구입하고 판매한 , 즉 투기에 성공한 일부 건물주들이고 지역 활성화를 주도적으로 일으킨 임차인들은 원래 지역에서 쫒겨날 위기에 처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의 현황

위에서 알아본 젠트리피케이션은 핫플레이스가 많은 서울시에서 많은 사례를 통해서 찾아볼 수 있었다.


1. 경리단길 : 한때 떠오르는 상권으로 주목받았던 곳이지만, 전에 살펴본 젠트리피케이션의 사례를 바탕으로 상승한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용산세계음식점포로 지정되었던 곳 39곳 중 33곳이 폐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새로운 가게들의 유입도 점점 줄어서 경리단길에는 공실인 상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 연남동 : 홍대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으로, 홍대의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화되면서 홍대를 떠난 가게들이 유입되면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연남동은 다세대 주택들, 기사 식당들을 주로 이루어진 조용한 마을이었는데, 관광객들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가 확대되고 주택을 개조해서 음식점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원래 연남동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많이들 떠났다. 

또한 이를 통해서 생긴 음식점들도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면서 덩달아 상승한 지가들 때문에 연남동 가게 평균 영업 기간이 서울시 평균인 2.6년에 못 미치는 2.1년에 그쳤다고 한다.

3. 익선동 : 익선동은 나란히 좁은 골목에 위치한 한옥들에 가게들이 자리 잡으며 레트로 감성으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이런 변화를 끌어냈던 것은 부동산 개발회사들이었는데, 익선동의 상권을 살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큰 권리금과 브랜드 가치를 형성한 회사들은 가게들을 팔아서 2년 동안 13억원의 차익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4. 북촌 : 북촌 가꾸기 사업을 통해서 한옥개보수 지원, 시에서 한옥 매입&활용, 북촌의 골목길 등을 재정비하면서 북촌 한옥을 보러오는 유입인구가 증가했고, 지가가 상승하면서 원래 한옥에 자리 잡고 있던 골목상권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 입점한 가게들이 한옥의 구조를 의도적으로 변경하면서 골목을 침범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5. 해방촌 : 해방촌은 원래 서울 내에서 저렴한 지가를 가지고 있어서 가난한 도시 청년, 이주민, 예술가 등이 모여서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있던 지역이다. 그러다 경리단길에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화하면서 대안 상권으로 떠올랐고, 특색있는 가게들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해방촌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화되면서 거주하던 주민들과 해방촌의 인기에 한몫하던 키테넌트들이 떠나며 상권의 활력이 사라지고 있는 문제가 생겼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도심지역의 지가가 올라가고 유동 인구의 유입이 많아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결국 도시를 활성화 시킨 주체가 지가 때문에 밀려나고 도심은 다시 비활성화된다는 점에서 처음과 결과가 같게 되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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