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
옷이라는 것은 처음에 보온과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옷이 자신을 꾸미고 나타낼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평소에 자신을 나타내기 위해 다양한 옷을 입고 다닌다. 다양한 옷만큼 그 옷에 쓰이는 원단들도 다양해졌는데 오늘은 이런 다양한 옷의 원단들 중 대표적인 원단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면은 섬유 중 한가지로 목화에서 얻어낸 솜에서 추출한 실을 말한다. 식물성 섬유의 대표주자이며 몸에 자극이 적고 흡습성이 좋다. 면은 옷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도 사용된다. 지폐도 대부분 면으로 만든다. 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목화가 있는 곳이면 단연 가장 보편적인 소재이다. 장점은 흡습성이 좋고 알칼리에 강하다는 것이다. 알칼리에 반응시키면 셀룰로오스2 라는 성분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머서라는 사람이 발견하여 머서화라고 한다. 머서화 가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 장력을 주고 인장강도가 높아지고 염색성이 좋아지고 광택과 부드러움이 좋아졌다. 반대로 단점은 산에 약하다는 것이다. 산에 반응을 시키면 중합도가 줄어들고 점성이 약해진다고 해요. 번외로 면은 합성섬유와 재생섬유의 발전으로 비중이 많이 줄었어요. 그래도 면을 완전히 대체할 섬유가 없어서 다양한 곳에서 계속 쓰이고 있다.
폴리에스터르는 천연섬유에 대비되는 대표적인 합성섬유 즉 인조섬유 중 하나로서 1940년대에 발명되어, 2차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1950년대쯤 접어들자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당겼을 때의 강도가 나일론 다음으로 높은 섬유로써 물에 젖어도 강도의 변함이 없다. 내구성도 좋아 쿠션, 방석, 침구, 커튼, 가방 등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상품의 소재로 많이 사용된다. 장점은 대량생산이 가능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잘 구겨지지도 않고 내구성도 높아 각종 의류 소재로 많이 쓰인다는 것이다. 또 이염, 변색에도 강한 편이다. 하지만 단점은 흡습성과 투습성이 낮아 땀 흡수나 습기 방출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새 옷에서 나는 냄새의 원인이기도 하다는군요. 또 합성섬유다 보니 아무래도 천연섬유에 비해 피부에 덜 친화적일 수 있다.
린넨은 아마의 섬유로 만든 직물로 아마포라고도 불린다. 섬유의 길이가 15~100cm 정도인 아마의 목질 부분을 주로 이용한다. 여기서 ‘아마’는 중앙아시아 원산의 한해살이 풀로서 줄기의 높이는 1m 안팎이다. 구조적으로 안전한 섬유라서 면보다 30%이상 더 강한 소재이다. 그리고 친환경적인 점이 특징이다. 린넨의 장점은 열전도율이 크고 뻣뻣해서 입으면 시원하다는 것이다. 또 흡습성이 좋고 피부에 자극이 덜 되며 높은 통기성을 자랑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여름철의 옷감으로 인기가 높다. 단점은 햇빛에 약해서 색이 바래는점과 탄성이 낮아 너무 쉽게 구겨지는 것이다. 그리고 세탁시 온도 조절이나 건조하는 과정에서 잘못하면 먼지가 많이 나고 원단이 상한다. 또 린넨 의류의 가격이 비싼 편인데 그 이유는 공장에서 돌아가는데도 여전히 짜는데 손이 많이 가는 직물이고, 염색이 잘 먹지 않는 편이라 선명한 색을 내기 위해서는 여러번의 재염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색이 어렵기 때문에 린넨 소재의 제품은 색상 종류도 은근히 다양하지 못한 편이다.
먼저 데님이라는 이름은 프랑스의 님즈 시에서 처음 생산되어서 붙여졌다. 염색된 실과 염색되지 않은 실을 능직(트윌)으로 만든 질기고 거친 느낌의 천으로 면 100%로 직조된다. 인디고라고 불리는 푸른 염료로 염색된 실과 흰 실을 능직으로 만든 천을 뜻했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섬유가 개발되며 의미가 확장되었다. 이 면직물을 이용한 바지가 청바지다. 청바지 외에 청자켓 또한 유명하며, 이걸로 만든 셔츠나 코트 등도 있다. 면 외의 소재를 혼방하는 경우 주로 레이온, 리오셀, 폴리에스터, 폴리우레탄 등의 합성섬유를 섞는다. 데님은 염색사와 비염색사(흰색)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흔히 청바지에서 볼 수 있는 흰색 부분이 천에 조금씩 섞여 있으며, 데님으로 만든 제품은 이 흰색 때문에 앞면과 뒷면의 색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데님의 장점은 촘촘하지 않은 원단이라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체형에 맞게 핏이 맞춰진다는 것이다. 단점은 원단이 뻣뻣하고 거칠기 때문에 처음 입을 때에는 굉장히 불편하다는 것이다.
트위드는 양모사, 또는 양모사와 기타 모사를 섞어 촘촘하게 짠 옷감으로, 다소 거친 느낌을 주며 습기에 강하고 튼튼한 것이 특징이다. 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를 흐르는 트위드강 근처에서 제직되어드 붙은 명칭이다. 트위드 옷감은 표면에 가느다란 양모 털이 촘촘하게 나 있어, 만지면 거칠거칠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 털이 발수성이 있어서 옷에 물기가 쉽게 스며들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영국에서는 트위드가 매우 실용적인 옷감으로 애용되며 킬트, 외투, 장갑, 모자 등 각종 일상의류와 가방 등의 재료로 널리 사용되었으며, 근대에 와서도 영국인들의 수트나 스포츠자켓 등의 의류를 만드는 데도 많이 이용되었다. 그러나 촉감이 그리 좋지 못해 고급 옷의 재료로는 사용되지 못하였는데, 이것을 뒤집어 놓은 것이 바로 유명한 프랑스 디자이너인 코코 샤넬이다. 웨스트민스터 공과 친했던 샤넬은 스코트랜드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스코트랜드의 트위드와 타탄 천의 실용성과 독특한 아름다움에 반하여 이를 여성복 원단으로 사용할 생각을 하게 된다. 샤넬의 부하직원들은 투박한 트위드로 여성복을 만들 거냐며 질겁을 했지만, 결과는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졌다.
실크는 비단으로도 불리는 실크는 견섬유이다. 견섬유는 누에고치에서 얻는 천연 단백질 섬유인데, 이것으로 짠 천을 견직물이라고 한다. 비단은 과거에 아시아에서 가장 귀한 옷감으로 취급되었고 중국의 중요한 수출품으로 자리잡았다. 장점은 견사를 이루고 있는 단백질들이 인체 피부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구성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실크 소재의 옷을 입으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 건강한 섬유로 통기성,보습성,흡습성이 뛰어나며 자체적인 온도 조절을 통해 외부의 온도와 습도의 변화로부터 피부를 청결히 유지하게 해주는 몸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단점은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직물이 노랗게 되고 특히 땀 얼룩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흡수성의 너무 좋아 액체 얼룩이 눈에 잘 띄는 경향이 있다. 또 윤리적인 문제도 있는데, 동물성 직물이기에 누에나 실크를 생산하는 나방에 해를 입히거나 죽는 경우도 있어요.
퍼(fur)는 털이 있는 포유류의 가죽으로써 선사시대부터 추위를 막기 위해 사용되어졌던 옷의 재료입니다. 단모의 모피를 옷의 안감으로 사용하거나, 장모의 모피를 옷의 겉감으로 하여 만들기도 해요. 주로 밍크, 여우 등의 모피가 많이 사용되고 이 외에도 수달, 족제비, 너구리 등이 이용되기도 한다. 장점은 천연자연 제품이고, 인류 최초의 의류이며 천연성 덕분에 모피의 종류와 색상에 따라 다양한 개성이 표현된다는 것이다. 다른 어떤 의류보다 뛰어난 보온 효과와 고가의 모피는 평생을 입을 수 있다고도 한다. 단점은 모피의 사용이 동물의 멸종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과 함께 동물 학대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죽은 인류의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의복의 재료이다. 가죽의 장점은 마찰이 생길 경우 털이 빠져 흉해지는 모피와는 달리 마찰에 강하여 굉장히 튼튼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방습성도 매우 우수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은 인간의 단순한 치장을 위해 수많은 동물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대량 도살을 당한다는 것이다. 가죽은 생명의 일부인 만큼 가죽의 본체가 나이를 먹으면 가죽도 나이를 같이 먹게 된다. 즉, 젊은 동물의 가죽과 늙은 동물의 가죽은 질적 차이가 존재하는데, 늙은 동물의 가죽은 대체로 질겨지고 탄력이 없어지는 등 패션 제품에 쓰기엔 부적합한 면이 많다. 그래서 보통의 가죽 제품들은 아직 튼실하고 탄력이 살아있는 젊은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게 된다.
코듀로이는 17~18세기의 프랑스 왕실에서 많이 이용된 직물로 프랑스어「Corde-du-roi」(임금의 밭이랑)에서 유래되었다. 왕족의 수렵, 사냥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제작된 원단으로 이후 신사부터 농민층까지 즐겨입게 되었다. 특히 내구성이 좋고 편안하며 보온성도 좋아 노동인들이 즐겨 입는 원단이 되다. 코듀로이의 장점은 부드러운 질감과 강한 내구성으로 수렵복이나 캐주얼 자켓 등 활동적인 옷에 다양하게 활용된다는 것이다. 촘촘하게 짜여진 원단과 부드러운 촉감이 장점이며, 보온성 또한 우수하여 초겨울부터 늦봄까지 입기 좋은 아이템이다.
이렇게 다양한 원단들을 살펴보았는데, 앞으로 옷을 살 때 이러한 원단들의 특징들을 살펴보면서 옷을 사면 더 유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