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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Nov 02. 2022

가을 앓이

박서희


첫 번째 앓이 ; 추곤증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아스팔트 도로 위로 내리쬐던 뜨거운 햇살을 기억한다. 타오르던 열기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집에 나설 때면 작은 가방 안에 미니 선풍기를 챙겨 나가곤 했다. 학교에서는 덥다며 에어컨을 트는 아이들이 있었다. 흰 반팔 티셔츠를 입고 청량한 나뭇잎 사이를 뛰어다녔던, 이 기억이 어느새 과거가 되었다. 


  우리는 어느새 가을을 지나고 있다.


  학교가는 길을 유심히 보면, 벌써부터 단장을 마친 단풍이 길거리에 살포시 놓여져 있다. 걸을 때면 바스락, 소리를 내며 등굣길을 설레게 한다. 


그런데 당신.

혹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 급격한 피로감이 생기지는 않았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건 바로 추곤증 일 수도 있다. 



  위의 사전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추곤증이란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환절기에 느끼는 피로와 나른함을 뜻하는 단어이다. 추곤증은 환절기 계절성 질환으로, 갑작스런 외부환경의 변화에 생체리듬이 따라가지 못할 때 겪게 된다. 환절기에는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액순환 분포를 재배치하고, 피부-근육-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등 신체도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바쁘지기 때문이다. 


추곤증의 구체적 증상

  추곤증에 걸리면 집중력이 하락하고 쉽게 피곤해지기 때문에, 입맛이 떨어지고 소화불량 등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또한 가을에 접어들면서 공기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호흡기 점막이 말라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 증상도 나타난다. 


  덧붙여 수면 중에 무호흡상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수면무호흡상태가 지속될 시, 뇌의 경고 장치가 강제로 깨워 근육을 수축시키고 기도를 넓혀 숨을 쉬게 만드는데, 이러한 상태는 반쯤 깬 상태로 밤을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한 편으로는 다행히, 추곤증과 같은 환절기 계절성 질환은 1~2주의 적응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렇기에 만일 당신이 피로감이나 무기력증이 4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는 추곤증이 아닌 다른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결핵, 만성 간질환, 심부전증 등의 질환도 무기력증과 피곤함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조심이 필요하다. 


추곤증 극복하기 

  추곤증 극복에 가장 좋은 방법은 숙면이다.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여 망가진 생체리듬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적어도 7~8시간 숙면을 취하는 것을 권고한다. 가능하다면 수면 시 빛을 완전히 차단하여 멜라토닌 분비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멜라토닌: 수면 호르몬


  충분한 영양섭취도 좋은 방법이다. 환절기에는 외부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신진대사가 왕성해여 영양소가 빠르게 소모된다. 따라서 균형 잡힌 식사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주면 좋다. 특히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여 비타민을 보충해주면 추곤증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유산소 운동 역시 추곤증 극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가벼운 산책이나 자전거 등, 하루에 5~15분 정도로 시작하여 운동량을 조금씩 늘려간다면, 이는 몸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수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번째 앓이 ; 계절우울증 

몸과 정신의 피로함 외에도, 감정으로 찾아오는 계절우울증도 존재한다. 


출처: 연합뉴스 <우울한데 음식이 당기고 계속졸리다면? …> 기사 발췌

  특히나 가을무렵, 일조량이 감소함에 따라 세로토닌의 분비도 감소하고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는 증가하면서 계절 우울증을 겪기 쉬워진다. 계절 우울증은 만사에 흥미가 떨어지고 예민해지며, 과다수면을 취하게 되는 증상을 가지고 있다. 일반 우울증과의 차이점으로는, 수면이 늘어난다는 점이 있다. 

*세로토닌: 신경전달 물질


  또한 계절 우울증은 비타민 D도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D의 경우 햇빛을 충분히 쐬어서 체내에서 합성이 되는 물질로 골다공증과 연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들어 세로토닌의 활동성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계절성 우울증 예방하기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햇빛을 자주 쐬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일조량의 감소로 인해 세로토닌 및 멜라토닌의 체내 변화가 계절성 우울증을 유발한다. 실제로 논문, <계절성 우울증 환자의 아침 광치료> 에 따르면 꾸준한 광치료를 통해 완치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두 번째, 식사조절이다. 계절성 우울증의 증상으로 고당도의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음식은 지양하고 단백질과 야채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 D를충분히 합성하지 못하고 있다면, 생선류와 계란을 통해 부족한 비타민 D를 섭취할 수 있다. 


  세 번째, 전문의의 진료이다. 만약 본인이 계절성 우울증의 경향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악화되기 전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앓이 ; 알레르기


알레르기란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 항원에 대하여 코의 속살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발작적이고 반복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봄 뿐만 아니라 가을에도 꽃가루 알레르기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사실, 가을에는 봄에 비해 공기 중에 날리는 꽃가루의 양은 적지만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강하게 일으키기 때문에 봄보다 더 유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가을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는?

돼지풀
환삼덩굴

  대표적으로 가을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는 돼지풀, 환삼덩굴, 쑥, 잔디 등의 잡초류로 길가나 화단 등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잡초류 꽃가루는 소나무나 참나무에 비해 꽃가루의 양이 적어 방심할 수 있으나, 봄의 꽃가루에 비해 항원성이 심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가을 잘 타기


나 가을 타나봐.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분위기와 감성과 공기가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당신들이 올해 가을을 무사히, 잘 살아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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