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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Nov 05. 2022

힌남노 어디까지 알고잇늬?

김채현,박수민, 조민수

모든 방송국과 뉴스가, 모든 sns와 기사가 주목했다. 대중교통이 마비되고 지하방에는 물이 찼다. 하루 온종일 비가 오고도 멈추지 않았다. 학교에 이어 일터에서도 밖에 나오지 말라는 연락은 이어졌다. 우리는 이 일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까? 그저 지나가는 날씨 또는 기후로 받아들여야 할까? 이 일은 앞으로 언제든지 내 삶으로, 우리 곁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아는 것이야 말로 힘이기에 우리는 알아봐야 할 필요성을 글로 풀어본다.


-어떤 태풍인지

순우리말로 “싹쓸바람”이라 불리고 전문용어로 “열대성 저기압”이라 불리는 태풍은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인 비바람이다.

태풍은 북서태평양 필리핀 부근 해역에서 발생하여 동북아시아 지역을 자주 오가는데  한국은 아시아 중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태풍과 비에 있어 제법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로 100여 년 전인 1904년부터 올해까지 371가지 태풍을 한국은 마주쳤다. 올여름철만 해도 북서태평양 해상에서 총 9개(평년 11개)의 태풍이 발생했다. 이중 3개(평년 2.5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태풍은 인류가 겪는 자연재해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주는 크고 센 비바람을 말한다. 대표적인 인명피해로는 2002년 태풍 루사가 있었다. 약 209명이 사망하고 5조가 넘는 재산피해를 냈으며 그 당시 최대 순간풍속은 어린아이, 간판 정도 무게가 

날아갈 정도의 초당 39.7m, 중심 최저기압은 970hPa이었다. 

한국 태풍 중 가장 유명한 2003년 매미는 추석 시즌에 한반도에 약 6시간 반을 머물렀으며 119명이 사망하고 60m/s의 강풍, 400mm의 강수량을 가져왔다. 물도 전기도 모두 다 끊겼다. 무너진 건물과 부서진 타일이 거리를 채우고 있었으며 한밤중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한국과 가장 밀접하게 관계가 있었던 11호 태풍 힌남노는 9월 5일 이우학교가 기상악화로 등교 조정을 안내했던 그날 한국에 첫 발을 들였다. 오전 3시에 서귀포 남서쪽 부근에서 풍속49m/s으로 성산 동남동쪽 방향으로 이동하기까지 약 21시간이 소요됐다. 풍속49m/s는 매미가 제주도에 거쳤을 때 불었던 풍속과 동일하므로 만일 힌남노가 한국을 관통했다면 상당한 피해를 겪었을 것이다.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왔으면 매미(2003)와 루사(2002) 보다 강력한 상태로 한국을 덮칠 것이 예상됐다. 그 후 부산 동쪽을 거쳐 6일 울릉도 북쪽으로 향한 후 우리나라와는 접점이 없었다. 다행히 힌남노는 거제에서 약 2시간 정도를 머물고 빠져나갔지만 14호 태풍 난마돌에 이어 15호 탈라스까지 태풍에 대한 긴장을 낮추기가 어렵다. 


-태풍과 기후변화

올해 들어 많아지고 거세진 태풍, 앞으로 더 많아질 거라는 인명피해, 그저 날씨나 기후의 변덕이라 하기에는 많은 미디어에서 기후위기를 이야기한다. 대체 태풍과 기후변화가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태풍은 바다에서 수증기와 물로 수명을 유지하는데 육지로 올라오게 되면 마찰 등에 의해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하루나 이틀 사이에 소멸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빙하가 녹으며 상승한 해수면은 육지를 덮고 그로 인해 태풍이 오래 살아남을 원료인 수증기와 물이 충분히 보장된다. 올여름철 우리나라 해수면은 23.9℃로 1997년 이래 2번째로 높았다. 때문에 태풍은 비교적 오랜 시간을 육지에서 보낼 수 있다.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2배가 늘어난다면  태풍의 발생수는 줄어들지만 한 번 태풍이 발생할 때마다 3등급 이상의 태풍이 발생할 확률이 50%이다. 3등급의 태풍의 평균 시속은 178~209 km사이로 이는 매미(2003)가 몰고 온 정도의 강풍이다. 난마돌은 3등급에 미치지도 못한 122 km이었다. 

태풍이 강해지면 일부 지역에서는 공기의 흐름이 느려지면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고 큰 홍수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로 인한 피해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 예상된다.

-강남 설계의 취약점

강남은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대한민국에 전반적으로 이촌향도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대문 안에 인구가 1000만 명을 넘는 수준에 이르게 되자, 강남 개발은 필연적인 운명이었다. 그렇다면 강남은 어떤 부분에서 침수에 취약한 지역이 되었을까?


1. 강남은 지대가 낮은 지역이다.

강남은 개발 당시에도 강북보다 지대가 낮기 때문에 침수 위험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때문에 박정희 정부는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제3 한강교를 지어 침수를 예방하게끔 했으며, 이후에도 추가로 배수시설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인공적인 우수시스템이었기에 댐의 비를 저장하는 양이 한계에 도달하거나, 배수로의 용량이 조금만 초과되더라도 침수는 언제든지 다시 생길 수 있는 문제였다. 

2. 강남의 대부분의 도로는 포장되어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가 있는 지역답게 대부분의 토지가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되어있다.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되어있는 도로는 물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데, 이를 “불투수면”이라고 부른다. 현재 서울 전체의 불투수 면적률은 52.84%로, 1962년 불투수 면적률 7.8%와 비교하면 8배가 됐다. 그렇다 보니 강남은 우수를 온전히 배수시설의 힘으로만 처리해야 는 상황에 직면했다.


-인명피해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8월 16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사망 14명(서울 8명, 경기 4명, 강원 2명), 실종 6명(경기 2명, 강원 2명, 충남 2명), 부상 26명(서울 2명, 경기 23명, 충남 1명) 등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집계된 것 이외에도, 시흥시에서 건설현장 노동자 감전사, 양평군에서 불어난 계곡물에 익사한 피해도 있다. 


-재산피해

 강남 일대의 침수는 이번만에 문제가 아니었다. 그동안 서울시가 강남역 등 33개 주요 침수취약지역 수방시설 확충사업에 투입을 발표한 총예산은 1조 4000억 원 규모다. 하수관거 개량 사업 7364억 원, 빗물 펌프장 신·증설 사업 2939억 원, 빗물 저류조 설치 사업 2142억 원, 하천정비 사업 1649억 원 등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규모 공공하수도시설 확장사업에도 최대 강수량 95mm로 설계되었는데, 이번 폭우는 최대 강수량이 141.5mm에 달하며, 강남 일대가 침수되는 사태를 빚었다.

이번에 강남 일대가 물바다가 되면서 침수된 피해차량은 1만 1142대로 추정되고 있다. 추정 손해액은 무려 1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손해보험협회는 보고 있다. 침수차량 가운데 외제차량이 3599대다. 빌딩 지하에 주차했다가 침수된 차량도 부지기수다.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확인하러 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한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이번 집중호우의 피해는 컸다. 

또 주택·상가 침수는 8천970건으로 집계됐는데 서울이 7천955건으로 대부분이며 인천 565건, 경기 203건, 충남 137건, 충북 51건, 전북 32건, 강원 16건, 세종 11건 등이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수는 1천107세대 1천901명으로 서울 918세대 1천368명, 경기 463세대 914명, 인천 22세대 43명, 강원 3세대 6명, 전북 2세대 5명이다. 이 중 761세대 1천327명은 귀가하지 못한 상태였다.

농작물 침수 피해 규모는 1천754 ha로, 이중 1천111 ha가 충남 지역으로, 피해 규모는 여의도 면적(290ha)의 3.8배에 이르고 전국적으로는 여의도의 6배다.

가축 폐사는 8만 1천857마리로, 충남(4만 8천305마리)과 경기(3만 3천302마리)에 집중됐다. 도로 사면(67건)과 하천 제방(59건) 붕괴 등의 피해도 발생했고, 산사태는 361건으로 경기 176건, 충남 97건, 강원 72건, 서울 14건, 충북 2건 등이다.


-폭우 피해 해결책

 그렇다면 폭우 피해 해결책에 대해 알아보자. 폭우 피해는 농촌지역보다 도시지역이 더 취약하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 물은 땅에 흡수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스팔트, 시멘트로 덮여있는 포장도로는 물(비)이 땅에 스며드는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때문에 대부분의 물이 흡수되지 못한다. 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땅을 ‘불투수면’이라 칭한다. 2013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땅 20% 이상은 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에 해당됐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 땅의 20% 이상은 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땅이라는 것이다. 

출처: 스브스뉴스

 해당 자료는 2013년에 따른 것이니, 9년이 지난 지금의 자료를 찾아봐도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 도로 포장률을 통해 조금이나마 유추할 수 있다. 조사가 이루어진 2013년 당시 도로 포장률은 약 82%였으나, 2020년 94%로 12% p 증가했다. 우리는 이 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도로 포장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불투수 면적 역시 불가피하게 늘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투수 면적에 해당하는 땅에서는 폭우를 견뎌낼 수 없으며, 스며들지 못 한 물은 하수구에 도달하게 되고, 곧 침수 피해가 일어난다. 여기서 짚고 가야 할 점은, 불투수 면적이 개발도시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농촌지역보다 도시지역의 피해가 커진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수포장 기술’이 도입되었다. 투수포장은 물이 땅에 더 쉽게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포장기술로, 몇몇 도로에 시행되었으나 아직은 불투수 포장이 더 우세하다. 

 투수포장 기술이 도입된 곳으로 울산 와와 마을을 꼽을 수 있다.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 시범사업의 예시인데, 이는 울산광역시의 환경생태과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곳은 기층을 분포하고 다지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여 도로가 탄탄하고 지속성이 우수하게 제작하였다. 얼핏 보아 이 과정은 기존 콘크리트와 시공법이 유사하지만, 그 기능에 차이가 있다. 


 유사한 방법으로는 대도시 녹지 확보, 옥상녹화, 우수저장시설 등과 같은 대책이 있는데, 이 역시 같은 투수포장과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 녹지 확보와 옥상녹화의 경우 도시지역에 녹지(땅)를 확보함으로써 비가 올 때 그 물을 흡수시킨다는 원리이다. 우수저장시설은 쉽게 말해 빗물을 저장하는 시설인데, 현재의 저장시설로는 부족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때문에 서울시는 “향우 10년간 대심도 터널(우수저장시설) 6곳을 추가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 예방책은 정부가 직접 제작하는 홍수예방지도이다. 국민들은 이를 통해 홍수(폭우)에 취약한 지역이 어디인지를 파악하여 거주지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제작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도가 공개되면 집값에 영향이 간다는 반발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폭우로 침수된 강남을 예로 들어보자. 값비싼 강남은 지형적으로 침수가 쉽다. 홍수예방지도가 생긴다면 국가적으로 강남이 위험함을 확신하는 셈이기에 일부 세력에게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아직 시행되지는 못 했지만, 피해 해결이 아닌 예방책으로는 적절한 홍수예방지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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