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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un 07. 2023

한국의 양궁과 쇼트트랙, 앞으로의 방향성

김리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4년마다 국제 경기대회, 하계 동계 올림픽을 각각 개최한다. 세계인들의 축제이자 선수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큰 대회이다. 가장 최근에는 2021년 여름에 도쿄올림픽, 2022년 겨울에 베이징올림픽이 개최되었다. 선수들은 올림픽에 나가 좋은 성적을 얻고자 많은 준비를 하는데 이 기사에서는 한국이 유독 좋은 성적을 거두는 양궁과 쇼트트랙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 실제로는 코로나 때문에 2021년 개최된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양궁은 큰 활약을 했다. 여자 개인, 여자 단체, 남자 단체 그리고 새로 도입된 혼성 종목에서까지 총 금메달 4개를 가져왔고 안산이 양궁 금메달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안산과 김제덕 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 큰 활약을 했는데 두 선수 모두 양궁 신동으로 꾸준하게 실력을 입증한 선수들이기도 하다. 또한 어린 나이에 올림픽 대표에 뽑힐 정도라면 엄청난 실력자라는 의미이다. 미국의 남자 양궁 세계 1위 브래디 엘리슨은 대한민국에는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 나와 경쟁할 대표선수들이 50명 정도는 있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만큼 대한민국 양궁의 인력풀이 세계 최고라는 평가였고 한국 양궁만이 유일하게 미국의 NFL이나 MLB와 같은 체계적인 리그가 존재한다고 했다. 한국 양궁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세계 양궁 남자부 세계 1위를 오랜 시간 독점하고 있는 브래디 엘리슨의 평가였다.


 선수단 큰 형인 40대인 오진혁 선수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였는데 나이와 상관없이 실력으로 대표팀에 다시 승선했다. 17살 김제덕 선수와 40대 오진혁 선수, 통상적인 스포츠라면 대표팀에 함께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한국 양궁의 넓은 인력풀과 공정한 경쟁을 잘 보여준다. 한국 양궁은 오로지 실력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이 과정에서 전 국가대표도 탈락하기 마련이다. 한국의 양궁 국가대표 선발대회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메달을 수확한 기보배 선수도 국가대표 전에서 탈락해 안타깝게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양궁은 나가는 대회 족족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에는 좋은 훈련 환경이 한몫하고 있다.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의 우메노 시마 공원 경기장을 똑같이 본뜬 모의 양궁장에서 연습을 했다. 관중 소음, 현장 안내 멘트, 카메라 셔터음도 써보고 코로나로 인한 무관중 상황에 대한 적응도 연습했다. 심지어 도쿄 경기장의 기후를 익히기 위해 바닷바람이 강한 것으로 유명한 전남 신안 자은도에서 특별 훈련을 했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지금까지 비인기종목이었던 양궁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고 지금껏 양궁에 투자한 금액만 500억 원이 넘는다.



 대한민국의 또 하나의 효자종목, 쇼트트랙. 제일 최근인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라는 성과를 얻었다. 분명 좋은 성적이지만 중국 편파판정으로 인해 예전과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편파판정과는 별개로 한국 빙상은 바람 잘 날이 없는데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은 실력은 세계최고이지만 실상은 썩을 대로 썩어있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동료 비하와 고의 충돌 논란에 이어 불법 도청 의혹에 휩싸였다. 이 문제와 별개로 심석희가 코치에게서 성폭행을 당한 사건도 빙상계에서 큰 사건이었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활약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임효준 선수는 2019년, 암벽등반 중 황대헌 선수의 하의를 벗겼고 이로 인해 국가대표 14명이 1개월간 전원 퇴출되었고 임효분 선수는 1년 자격 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황대헌 선수에게 고소를 당한 임효준 선수는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끝내 항소를 통해 무죄를 받아냈다. 이후 2021년 임효준 선수는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것은 극히 일부일뿐, 빙상계는 쇼트트랙 코치 폭력, 비리를 폭로한 일이 빈번했고 20년째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미성년자 제자를 강제 추행한 전직 쇼트트랙 팀 코치 사건도 있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선수들에게 가하는 폭력과 언행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 쇼트트랙은 도대체 왜 이렇게 시끄러운가. 체육계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한마디로 먹을 게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남자선수의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지도자가 돼도 안정된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싸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정답은 아닌 듯하다. 국제 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따내는 양궁의 경우 잡음이 일절 없다. 양궁 대표선수가 되는 건 쇼트트랙 대표가 되기만큼이나 어렵지만, 앞서 말했듯이 양궁협회는 공정한 선발 방식과 철저한 관리로 갈등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것이 쇼트트랙과 양궁협회의 차이점 중 하나이다. 쇼트트랙과 양궁이 다른 종목임에는 분명하지만, 빙상계는 달라질 필요가 아니다. 올림픽 메달만이 능사는 아니다.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지도자의 역할이지만 이를 위해 폭력이 당연시되어서는 안 된다. 양궁만 보더라도 좋은 환경과 지원이 갖춰진다면 좋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선수들이 건강하게 스포츠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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