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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Oct 02. 2023

파괴의 신, 원자폭탄

영화 〈오펜하이머〉스포일러 주의! / 김민찬


출처: https://qq9447.tistory.com/399

 최근에 핫했던 영화가 있다.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이다. 영화는 흔히 “원자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인생을 비춘다. 때문에 어려운 원자폭탄에 관한 내용이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친절하지 않다. 원자폭탄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쌓은 후 보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힘들었을 부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영화에 나오는 원자폭탄에 대해 조금 친절히 설명해줄까 한다.

 


핵무기, 원자폭탄, 수소폭탄

 영화에는 다양한 폭탄들이 나오는데 이들의 차이를 알고 있으면 좋다. 핵폭탄, 원자폭탄, 수소폭탄은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완전히 다른 무기들이다. 

 먼저 원자폭탄은 오펜하이머가 개발했고, 일본에 투하되었던 폭탄이다. 핵분열을 이용해서 엄청난 폭발력을 일으킨다.

 두 번째로 수소폭탄은 핵융합을 이용한 폭탄이다. 오펜하이머의 라이벌인 에드워드 텔러가 개발하는데 큰 일조를 했다. 수소폭탄의 위력은 정말 엄청난데 원자폭탄의 폭발력의 무려 165배의 폭발력을 자랑한다.

그리고 이 두 개를 모두 통틀어 하는 말이 ‘핵무기’이다.



원자폭탄

 1938년 독일의 과학자 오토 한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우라늄이라는 원자에 중성자를 쏘면 원자가 반으로 쪼개지며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당시 이 발견은 원자는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것이라 여기던 과학계에 충격이었다.

  정확히 1년 후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2차 세계대전이 터진다. 이제 각 나라의 과학자들은 자신의 나라를 위해서 이 발견을 무기화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당시에 독일은 물리학의 본산이었다. 하이젠베르크를 필두로 많은 뛰어난 물리학자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과학자들은 독일이 먼저 원자폭탄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늦기 전에 미국도 빠르게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며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에게 편지를 보낸다. 이 편지를 받은 루즈벨트 대통령은 “맨해튼 프로젝트”를 승인하며 미국은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게 된다.


 이 맨해튼 프로젝트의 과학계 총책임자로 뽑힌 사람이 바로 오펜하이머이다. 

 여기서 잠깐 원자폭탄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겠다. 원자폭탄은 위에 나온 오토 한의 발견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 우라늄 원자에 중성자 한 개를 쏘면 원자가 반으로 쪼개지며 에너지를 방출하고, 3개의 중성자가 생겨나게 된다. 이를 이용하면 연쇄작용을 통해서 엄청난 양의 폭발력을 갖춘 폭탄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출처: 유코리아뉴스-[특별기획] 북핵과 로켓의 정치학

 세상에는 원소는 같지만 질량이 다른 우라늄 235와 우라늄 238이 있는데, 위에 나오는 핵분열과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우라늄은 우라늄 235이다. 이때 원자폭탄을 만드는 데 있어서 첫 번째 기술적 난관이 발생한다. 이들은 우라늄 중 0.8%이고, 항상 우라늄 238과 섞여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우라늄 235만 골라내야 했다. 

 과학자들은 이들의 미세한 무게의 차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들의 해결책을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라늄 238과 235를 선풍기로 날렸을 때 상대적으로 가벼운 우라늄 235들이 더 멀리 날아갈 것이다. 미세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멀리 날아간 부분들을 다시 선풍기로 날린다. 그리고 또다시 상대적으로 멀리 날아간 부분을 다시 선풍기로 날린다.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우라늄 235의 농도를 높일 수 있다. 이 과정을 우라늄 농축이라고 한다. 

 폭탄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한데, 얼마나 빨리 농축을 할 수 있느냐도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미국은 이를 위해 13만 명을 동원해 전국에 거대한 공장들을 지어서 우라늄 농축을 대량으로 했다. 

 이후 플루토늄이라는 물질로도 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는데 이 역시도 대규모 설비가 필요했다. 영화에서는 유리병에 구슬을 채우며 농축된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정도를 보여준다.

 이렇게 모인 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은 일정 질량 이상의 농축된 물질이 모여야 연쇄핵분열 반응을 일으켜 폭발하게 된다. 이때 폭발하기 위해 필요한 질량을 임계질량이라고 한다. 임계질량은 물질이 농축이 더 되었을수록, 밀도가 높을수록 낮아진다. 임계질량이 얼만지를 계산하는 것이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했던 작업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였다. 그리고 리처드 파인만등등은 이 계산을 컴퓨터 없이 오로지 인간의 뇌로 해낸다.

 두 번째 기술적인 난관은 원하는 시간에 폭탄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폭탄 투하 전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임계질량이다가 투하할 때 임계질량을 넘게 만들어야 했다.  

 똑똑한 과학자들은 이번에도 해결방법을 내놨다. 임계질량은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농도와 밀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했다. 우라늄폭탄과 플루토늄 폭탄의 방법이 달랐는데, 우라늄 폭탄은 폭탄 양쪽 끝에 임계질량 이하의 우라늄을 배치하고 그 옆에 재래식 폭약을 달아서 재래식 폭약을 폭파시키면 두 우라늄이 엄청난 압력으로 만나게 한다. 이때 밀도가 높아지며 임계질량이 낮춰져서 폭발하는 구조였다. 이 구조를 포신형 구조라고 한다.

 하지만 농축이 덜 된 플루토늄으로 만든 폭탄은 더 많은 압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360도로 폭약으로 둘러서 엄청난 양의 압력을 주는 방법을 택했다. 구형의 중앙에 플루토늄을 넣고 재래식 폭약으로 둘러싼 다음 동시에 폭파를 시켜서 압력파가 동시에 도달을 하게 되면 플루토늄의 밀도가 높아져서 터지는 방식이었다. 혹여나 압력파가 동시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만큼 고도의 설계가 필요했고, 당시에 이 방법이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출처:원자폭탄 #7 편. 플로토늄 핵폭탄의 원리. 팻맨. 나가사키핵폭탄, 맨하튼계획 : 네이버 블로그

 당시에 맨해튼 프로젝트는 현재 가치 42조가 넘는 돈이 들어간 역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의 프로젝트였고, 그 결과 2개의 플루토늄 폭탄 1개의 우라늄 폭탄이 발명되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첫 핵실험, 트리니티 실험에서는 플루토늄 폭탄이 터시며 인류의 역사 속에 새로운 무기가 등장했음을 알리게 된다.

이렇게 불친절하지만 재밌는 영화 오펜하이머에 나오는 원자폭탄에 관련된 역사적, 과학적 사실을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해 보았다. 이 글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참고자료

맨해튼 프로젝트와 원자 폭탄, 오펜하이머에 대한 별별 이야기 모음 #highlight #알쓸별잡 EP.1

[재미있는 과학] 우라늄·플루토늄탄 같은 핵무기인데 어떻게 다를까? - 매일경제


사진출처

https://qq9447.tistory.com/399

유코리아뉴스-[특별기] 북핵과 로켓의 정치학

맨해튼 계획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원자폭탄 #7 편. 플로토늄 핵폭탄의 원리. 팻맨.나가사키핵폭탄, 맨하튼계획 : 네이버 블로그

포신형 핵분열 무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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