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현
공교육이란 무엇인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 운영하는 학교교육 또는 이에 준하여 시행하는 학교교육이라고 한다. 이 말은 바로 우리는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자연스럽게 공교육을 받으며 자라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공교육에서 벗어나려 하는 행위, 즉 자퇴를 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소식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에 고교 자퇴생은 60%나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다른 통계에서도 알 수 있는데, 2023년 5월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 지원자 50만 8030명 중 검정고시 출신 등 기타 수험생은 1만 5488명으로 3.1%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통계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고 검정고시 출신 수능 접수율은 지난 2017년 1.9%, 2020년 2.3%, 2021년 2.77%, 2022년 2.8%로 매년 증가세를 띠고 있다. 그들은 공교육의 어떠한 부분 때문에 학교를 떠나 자퇴를 선택하게 된 것일까.
첫 번째는 과도한 입시 경쟁에 대한 압박이다. 정확히는 서울 주요 대학이 신입생 중 정시로 뽑는 비율을 40%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재학생들은 3년을 투자해야 하는 내신으로 승부 보기보다 수능에 올인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을 자퇴생이 늘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 속에 있다 보면 학생은 성적 유지에 큰 부담감과 성적이 한 번만 잘 안 나와도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2, 3학년 때 다시 성적이 오를 수도 있지만 그때 가서는 모두가 공부를 시작하기에 성적을 올리기가 더 어려워져서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를 선택하게 되고 수능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재수학원과 같은 사교육에 의존하고 학교를 떠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수능 지원자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자퇴하는 학생 수가 늘어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도 볼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학교의 교육 방식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의 수업은 내신에 맞추어서 암기식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특히 수학수업 방식은 학생들이 이미 학원에서 다 배우고 왔다는 가정을 하고 개념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 대신 칠판에 문제를 적어준 다음 차례로 나와서 문제를 풀게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독학을 하면서 학교를 다니던 친구들에게는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 이에 대해 항의하려고 해도 수업 중에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미 선행으로 다 배운 학생들이기에 선생님 입장에서는 수업이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대답을 안 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의 입장은 사실을 안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니 선행 학습을 하지 않은 아이들 입장에서도 ‘이럴 거면 학원에서 배우고 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돈을 쓴 만큼 성적이 나온다는 생각에 강한 인상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교육과 자퇴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더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에서 올해 6월 교육부 장관인 이주호가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의 문제에 반성하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리며 지속적으로 학생, 학부모, 시도교육청, 현장교원들과 소통하며 개선해 나갈 것을 약속하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학력진단을 두고 학업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긍정론과 일제고사 시절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대체로 긍정적인 여론이 대부분이고 아직 방안이 발표된 지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더욱 발전해 나갈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방송사들 또한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2023년 4월 20일 교육 방송 EBS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K - 교육격차 2부 나의 자퇴기(記)>가 방영되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다양한 자퇴 사례와 공교육의 현주소에 대해서 잘 이야기하고 있다. 방송에 출연하신 살레시오고 교사이신 서부원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퇴라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가 붕괴되고 있다는 조짐’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저는 그 자퇴생들이 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교 교육에 대한 아주 뼈저린 반성 그리고 학교 존재 이유를 어떻든 간에 자극하고 있는 내부의 요인일 수 있다.”
서부원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자퇴를 단지 붕괴에 대한 신호가 아닌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공교육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와 요인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자퇴 사례들을 통해 앞으로도 다양한 법적 방안으로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더 나은 공교육이 시행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