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미
겨울은 독서의 계절이다. 흔히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그냥 내가 그렇게 정했다. 겨울은 집 안에 콕 틀어박혀서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이번엔 따뜻한 집안에서 이불 두르고 읽기 좋은 책을 추천해보려 한다. 책을 많이 읽는 편도, 깊게 읽는 편도 아니라 책 추천을 하기 민망하지만, 그렇기에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하려 한다.
조금 똑똑해지고 싶다면…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2019)
우리는 정말 차별에 반대하는가? 그저 선량하고 싶은 차별주의자는 아닌가?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시민이라면,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감히 추천한다.
아니 근데 그게 맞아? (이진송, 2022)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드러난 문제를 날카롭고도 재치있게 짚어낸다. 왜 그 방송이 유독 불편했는지, 미디어가 만들어낸 편견을 그대로 습득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우린 정말 많은 편견과 프레임 속에 살고 있었다.
소년이 온다 (한강, 2014)
이미 너무 유명해진 책. 한강 작가가 광주 민주화 항쟁에 관해 쓴 소설이다. 하지만 단순한 소설책을 뛰어넘는다. 읽는 동안 마음이 힘들어 여러번 덮었다 열었다 해야만 모두 읽을 수 있다. 사실적 묘사들이 있기에 주의해서 읽을 것을 추천하지만 풍경이 눈에 그려질만큼 생생한 글씨로 읽어야 느낄 수 있는 게 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채사장)
제목 그대로다.
피로사회 (한병철, 2012)
이 책은… 너무 어렵다. 반쯤 이해 못하면서 읽다보면 공감되는 문장이 한두 개씩 나온다.
있는 척 하고 싶다면…
(고전을 읽으세요. 민음사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이방인(알베르 카뮈)
대부분의 고전은 철학 사상과 연관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이방인은 실존주의적 철학을 담고 있는데, 실존주의를 잘 모르고 읽는다면… 그냥 주인공이 전혀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기 전이나 후에 실존주의에 대한 지식, 책 해석 등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데미안(헤르만 헤세)
소년의 성장소설. 어른이 되기 위해 껍질을 깨고 현실로 나서는 소년의 모습을 담았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책이라고 꼽는다.
변신
단편 소설을 엮어놓은 책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가장 유명한 소설인 변신은 정말 여러가지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는 책이다. 책 자체보다 해석을 찾아보는 게 더 재밌다.
가볍게 읽고 싶다면…
정세랑 작가 시리즈: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 지구에서 한아뿐, 시선으로부터, 아라의 소설 등
정세랑 작가 소설의 특징이라면 소설 속에서도 사회 문제와 관련한 주인공들의 관점들이 꼭 드러난다. 현실에 환멸이 나 도피하기 위해 읽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때나 추천한다. 반짝이는 생각들과 주인공들의 행동이 나를 그들의 세계로 끌고 간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2021)
유명한 SF 작가인 김초엽 작가의 가장 유명한 책이다. 비슷한 세계관의 에피소드를 묶은 책이다. 과학도가 소설을 쓰면 이렇게 되는 구나.
오로라 (최진영, 2024)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고 짧은 책이다. 주인공이 하는 생각들이 톡톡 튄다.
시는 읽고 싶은데 어려운 시가 싫다면…
(유명한 시집부터 공략하세요)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2024)
유명하고, 표현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예쁜 책이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2020)
시를 처음 읽는다면 조금은 어려울 수 있다. 하나하나 해석하는 것보다 시가 가져다주는 느낌, 떠오르는 풍경에 집중하면 좋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2022)
이 책 또한 정말 유명하다. 김용택 시인의 사랑 시를 모아놓은 시집인데, 읽다보면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가지 방법.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2008)
여러 시인의 시를 모아놓은 시집이다. 잘랄루딘 루미처럼 오래된 시인의 시도 담겨있다. ‘봄의 정원으로 오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 추천하고 싶은 시다.
나태주 시집: 어떤 시집을 사도 비슷비슷하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윤동주 다음으로 유명한 시인일 것이다.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읽어보고 자신의 취향을 찾는 것이다. 취향에 맞는 작가를 발견했다면 그 작가를 중심으로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비슷한 작품들도 찾아보면 책에 재미를 붙일 수 있다.
책을 고르는 팁을 적자면, 인터넷에 있는 책 추천은 광고일 확률이 매우 높다. 실제 주변인들에게 후기를 물어보는 게 가장 좋다. 나와 취향, 책을 읽을 때 집중하는 부분 등이 비슷한 지인일 수록 더 좋다! 다들 책과 함께 따뜻한 겨울 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