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와 태국, 남 일 같지 않은 이유 - 걸어서 __ 속으로/ 윤지우
*걸어서 __ 속으로 는 한 달간의 국제 이슈들을 모아 이미지와 함께 더 쉽게 알리는 코너이다. 제목에서 유추할 듯이, TV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 속으로> 차용했다. 이 코너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한 층 더 알아보고, 관심을 가져보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독재 국가의 민주화는 항상 흥미로운 사건이다. 루카셴코는 26년동안의 통치 기간을 부정 선거와 정치범 감금과 같은 억압적 방법으로 권력을 유지했다. 이번 시위는 벨라루스 역사상 최대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이다. 이번 시위가 과연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을 지에 대해 주목되고 있다.
벨라루스 시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26년동안 장기집권을 지속해오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 8월 9일 선거에서 80% 이상의 압도적 득표율로 6번째 집권이 성공했다는 개표 결과가 알려진 뒤부터다. 국민 대다수는 스베틀라냐 치하노우스카야 를 지지했는데, 결과는 정반대로 나와 분노를 사고 있다. 시민들은 부정 선거를 의심하고 결과를 거부하며 거리로 나섰다. 이에 루카셴코는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였고, 이 사건은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루카셴코는 26년간 벨라루스를 소련의 체제를 답습해 이어나갔다. 제조업의 대부분과 언론을 국가에서 통치했고, 강력한 비밀경찰을 만들어 KGB라 칭했다. 동시에 외세로부터 벨라루스를 지키는 강경한 민족주의자의 이미지를 유지했다. ㅡ이는 부정 선거 논란 속에서도 튼튼한 지지 기반을 제공했다고 한다. 루카셴코는 부정선거와 더불어 강력한 경쟁자를 정치범으로 몰아가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의 지지를 받은 스베틀라냐 치하노우스카야는 본래 정치에 관련이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관련 있을 수도. 루카셴코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 중 한 명은 정치 유튜버 샤르헤이 치하노우스카야 였다. 성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스베틀라냐의 남편이다. 샤르헤이는 대통령 출마 선언 이후 공공질서 및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투옥되었다. 그러자 스베틀라냐가 남편 대신 대통령 선거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선거가 끝난 밤에 폭력적 시위가 벌어지며 3000여명이 체포되었다. 경찰들은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최루탄, 수류탄 등을 발사했다. 루카셴코는 치하노우스카야를 추방해 시위를 잠재우길 원했지만, 시위는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태국인들은 태어날 때 부터 군주를 경외하고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태국은 ‘불경죄’ 가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다. 또한, 태국은 2010년까지만 해도 왕실 국가가 연주될 때 일어서지 않는 것은 불법이었다. 이 법은 2010년 폐지되었지만, 아직도 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이를 군주제에 반하는 행동으로 받아들인다. 태국의 젊은 세대는 태국 군주제의 존재와 그것이 의미하는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고 반대하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는 전 세대에 비교해 왕실에 대해 비판적이다. 왕실에 대한 의견 차이는 현재 태국 사회의 세대 차이를 시사한다. 태국 민심은 둘로 갈렸다.
9월 19일, 방콩 왕궁 인근의 사남루앙 광장에 시위대 수만 명이 모였다. 2014년 쁘라윳 짠오차 당치 육군 참모총장(현 타이 총리)이 일으킨 쿠데타 이후 6년 만에 열린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시위대는 총리 퇴진과 왕실 개혁을 요구하며 3개월 넘게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는 태국 젊은 층, z세대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태국 젊은 층의 분노를 이해하려면 지난해 3월 열린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2019년 3월 재집권에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퓨처포워드(a.k.a 미래전진당) 라는 젊은 층이 주도가 되어 군부 정치 개입을 불허하는 개헌을 추진하는 당이 총선에서 총 500석 중 81석을 확보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쁘라윳 총리는 지난 2월 헌법재판소를 통해 퓨처포워드당을 강제 해산시켰다. 청년들은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지만, 코로나 19 확산과 맞물려 시위는 금방 해산되었다.
퓨처포워드당의 해산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핀 사건이 발생했다. ‘레드불’ 창업주 손자의 음주 뺑소니 사건이 그것이다. 지난 7월 레드불 창업주 손자인 워라윳 유위타야가 일으킨 뺑소니 사건에 대해 검찰이 최종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 변호사, 검사들이 공모해서 낳은 결과에 대해 여론은 분노했고,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원했다. 부패한 군부 정권 퇴진을 위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었다. 분노는 군부 정권뿐 아니라 왕실 재산 사유화, 사치스러운 생활 등으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던 왕실에도 영향을 미쳤다. 왕실에 대한 실망은 코로나 19와도 연관이 있다. 코로나 19에 정부와 국왕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왕은 코로나 19가 발생하는 와중에 독일에 나가있었다. 국민을 보호하려 하지 않는 태도는 많은 태국인들을 실망 시켰다. 또한, 군사정권의 폐단을 왕실이 묵인하고 방조하면서 이미 많은 청년들이 의문을 품고 있었다.
벨라루스와 태국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그들이 외치고 있는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우리도 외쳤었다. 국가권력에 의해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입고,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당하는 모습. 우리 사회가 현재 벨라루스와 태국이 겪고 있는 과정을 거쳐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었듯이, 그들의 사회가 더 나은 내일을 쟁취하기를 바란다. 그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