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작가
요즘 웹툰과 드라마를 보면 타임슬립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대부분이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그 시간을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현재의 의식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서 만남과 이별 사이에서 행복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었다. 그리고 미래를 바꾸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타임슬립 이야기는 ‘어바웃 타임’ 영화이다. 2013년에 개봉한 영국 영화인데 나는 극장에서 한 번 보고 좋아서 집에서 세 번을 더 봤다. 처음은 혼자서 보고 영상미에 반해서 집에서 다시 봤다. 두 번째는 영화 음악에 빠지게 되었다. 너무 좋아서 혼자 보는 게 아까워서 세 번째는 남편과 같이 봤다. 생각과는 달리 너무 잔잔한 스토리가 남편한테는 조금 지루한 듯했다. 그런 남편을 보니 나도 집중이 되지 않아 다시 혼자서 한 번 더 보게 되었다.
‘어바웃 타임’ 영화는 보면 볼수록 주인공 아버지에게 마음이 갔다. 주인공의 아버지처럼 나도 현재의 자식들과 다시 만나기 위해서 과거의 그 어떤 것도 바꾸지 않을 것 같았다. 자식의 미래에 영향을 주지 않고 타임슬립을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아버지는 온종일 집에서 책을 읽었다. 방에 책을 탑처럼 쌓아놓고 독서를 즐기는 장면이 이해되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내겐 그 생각이 신선하고 멋지게 보였다. 그리고 어느 한 시간 아들과 좋았던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데 능력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도 주인공의 아버지처럼 타임슬립을 하게 된다면 책을 마음껏 읽는 데 능력을 쓰고 싶었다. 책을 읽는 게 타인에겐 영향을 주지 않고 혼자 즐길 수 있는 멋진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훌쩍 흐른 지금 타임슬립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왠지 상상으로는 지금이라도 타임슬립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상상해 보았다. 내가 지금 사는 오늘이 미래의 내가 다시 돌아온 시간이라면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도 책을 읽는데, 시간을 거의 다 쓸 것인가? 생각해 보니 아니라는 답이 나왔다.
하고 싶은 게 더 있다. 글을 매일 쓸 것이고 그림을 매일 그릴 것이고 근력을 키울 것이고 부동산 공부를 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부터 다시 사는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10년 후 후회하지 않고 다시 이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오늘 당장 하기로 했다. 글을 매일 쓰고 그림을 매일 그리고 근력을 매일 키우다 보면 다작하는 작가는 분명 될 것이다. 이제라도 부동산 공부를 해서 내가 사는 땅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하고 싶은 것을 매일 하다 보면 행운이 타임슬립처럼 찾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타임슬립
#어바웃타임
#행운
#네잎클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