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저자 나가시마 류진은 30년 이상 회사생활을 한 일본인이다. 그는 서른다섯 살에 돈이 필요 없는 나라라는 글을 처음 썼다고 한다. 차곡차곡 모인 그의 상상은 한 권의 책이 되었고, 그는 운동가가 되었다. 그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사람들에게 강연과 촌극 형식으로 돈이 없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일을 한다. 그의 책, 돈이 필요 없는 나라에는 그냥 이상적 사회를 꿈꾸는 소설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우리 사회의 역사적 맥락과 근거가 주석으로 붙어있다. 우리는 모두의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꿈꿔야 한다. 그의 이야기는 그 꿈에 대한 비전을 쉽고 상상 가능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당신에게 정말 가치 있는 일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어요. 그것은 가령 당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돈이라는 것이 없어진다거나 그 일로 보수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당신은 과연 그 일을 하고 싶으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1.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보수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과연 그 일을 하시겠습니까?
인상 깊었던 책 속 인용구
"여기서는 일이란 사회봉사입니다. 세상을 위해, 남을 위해, 나아가 자신을 위해 일을 하지요. 모두가 일을 하지 않으면 사회는 돌아가지 않아요. 여기서는 당신이 말한 돈이라는 것을 받지 않고서도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생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나 사회로부터, 공동체로부터 얻을 수 있죠. 돈 없이 말이죠. 여기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 P.31~32
2. 만약 당신이 사는 곳이 돈이 존재하지 않는 뭐든지 원하면 가질 수 있는 사회라면 당신은 과연 무엇을 갖고(소유하고) 싶은가요?
인상 깊었던 책 속 한 구절
"필요 이상의 물건을 손에 넣는다는 것은, 그것을 만들기 위한 자원이나 누군가의 노력이 그만큼 필요해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겠군요?"
"네, 여기서는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가지고 생활합니다. 꼭 필요한 것만을 바라지요. 그것이 가장 좋습니다. 나아가 자원을 절약하고 다 쓴 물건도 재활용해서 쓰는 것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물건을 만들지 않고 쓸데없는 노력을 들이지 않도록 일을 최대한 효율화하고 있습니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면 노동 시간이 줄고 휴식시간이 늘어나겠군요?"
"네 당신네 사회처럼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일도 없고, 쉬는 시간도 우리가 당신네보다 훨씬 많을 겁니다."
- P.93~94
3. 만약 처음부터 인류가 돈(물물교환을 대체하는 존재) 없이 세상을 발전시켰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인상 깊었던 책 속 한 구절
우리 사회에 처음부터 돈이나 제도는 물론이고 어떤 지배 관계도 존재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얼마나 많은 일들이 필요 없었을지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본래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있어야 할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에 여유가 생기면 더 많이 놀고 즐기면 되는 거 아닌가. 우리는 공부가 되었건 일이 되었건 우리가 만든 부자연스러운 구조 안에서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가. 열심히 하는 정도가 아니라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받으며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고 있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정신적인 질병을 앓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일본에서 자살하는 사람의 수는 놀랍게도 연간 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한국은 1만 5천 명이 넘음. 인구 비율로는 세계 1위). 우리는 우리 손으로 만든 부자연스러운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 사로잡힌 나머지 삶의 목적조차 잊어버렸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중 하나인데,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실제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어른과 아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대체 어디부터 길을 잘못 든 걸까? 그 주술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하고 행복해질까?.. 중략.. 지금이야말로 과연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지 각자가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인 것이다.
책을 받아 든 순간부터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날 밤, 꿈속에서 돈이 필요 없는 나라를 여행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정도로.. 처음 후루룩 읽을 때는 내가 지향하는, 가보고 싶지만 현실에 존재하진 않는 나라처럼 느껴졌다. 팟캐스트 준비를 위해 책을 다시 읽으며 책 좋은 인생 실험실과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가 생각났는데 책과 영화의 주인공들이 원하는, 자신의 삶에 투영하려 노력하는 사회의 정서가 돈이 필요 없는 나라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인생 실험실은 영화나 소설이 아닌 실제 삶의 에세이라는 점에서 더 두근 두근하다. 세상에는 이런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듯하다. 본 책에 나오는 일본의 애즈원, 미국의 부르더 호프, 그리고 다른 책에서 본 인도의 오로빌도 그렇고, 좋은 인생 실험실에서 나오는 버닝맨 축제도 그렇다. 사실 내가 상상하는 사회적경제의 미래도 흡사하다. 돈에 대한 사람들이 인지하는 가치가 점점 줄고, 사회적 가치와 공동체적 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세상에 사는 나를 꿈꾼다. 그래서 사회적경제 필드라 불리는 곳에서 일을 하며 사는데 이곳에서도 현실뿐 아니라 이상에서 조차 돈 중심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럴 때마다 학습과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느낀다. 그래서 나는 교육을 디자인하는 일을 한다. 모든 걸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더라도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생각과 습관을 만드는 출발점을 제공하기 위해 내가 잘할 수 있는 방법! 나의 삶은 거기서 늘 맴돈다. 언젠가는 교환이 아닌 선물(gift)이 우리 경제의 기초사고가 되는 날이 오길 꿈꾸며!!
*본 글은 친구들과 운영하는 팟캐스트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에서 토론을 위해 준비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은 다양한 책과 영화 콘텐츠를 소개하고 관련 대화를 나누는 팟캐스트로 아이튠즈 팟캐스트, 팟빵, 파티에서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으로 검색하시면 들으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