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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예듬 Oct 18. 2023

연봉? 세전 세후가 뭐예요?

프리랜서에게 연봉을 묻다

면접이 거의 끝나갈 무렵 나에게 희망 연봉을 묻는데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받았던 월급게 곱하기 12를 해서 말씀드렸더니 


"그게 세전이에요. 세후예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세전, 세후...? 그게 뭐지. 세금 떼기 전, 후라는 건가?

세금은 얼마나 떼지? 


방송작가로 일 할 때는 월급에서 3.3%만 뗐는데 회사에서는 4대 보험이 들어가면서 세금을 더 많이 뗀다는 걸 알고만 있었다. 하지만 그 금액이 대충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다. 


"세전, 세후요...? 프리랜서는 3.3%만 떼서 회사에선 세금을 얼마나 떼는지 잘 몰라서요..."


그러자 면접관님은 그 금액이 세전일 경우에 세금을 떼면 실수령금액이 한 달에 대충 이 정도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실수령액은 세금을 떼고 실제로 내 통장에 꽂히는 금액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실수령액으로 전에 작가로 받던 페이에서 조금 올려서 받고 싶다고 말하니 참고하겠다고 하셨다. 


방송작가들은 보통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주급 기준으로 페이가 정해지고, 프로그램이 시즌제인 경우도 있으니 연봉이라는 개념이 없다. 그러다 보니 결방이 되면 페이가 안 나오기도 하고. 그 달이 4주인지 5주인지에 따라서 한 달에 받는 금액이 달라지기도 한다. 프로그램마다 다르지만, 달마다 입금되거나 주마다 입금이 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또 방송이 나가고 그다음 달에 입금이 되는 경우 일을 시작하고 한 달은 돈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연봉이 얼마라고 하면 한 달에 대략 어느 정도를 받겠구나 추측이 되지만, 당시 주급 인생이었던 나에게 연봉은 신세계였다. 


그렇게 연봉으로 멘탈이 탈탈 털린 채 회사를 나왔다. 연봉 개념도 잘 모르는 사람이라 떨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 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하자는 연락이 왔다. 


면접에 끝날 무렵 알게 된 사실은 그때 희망 연봉을 물어보시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 분이 내가 들어갈 팀의 팀장님이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회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분이 나의 팀장님이라면 이 회사에서 일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 회사에 입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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