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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정 May 26. 2021

연결된 영혼

나오미 레비 작, 최순님 변역 <아인슈타인과 랍비:영혼을 찾아서>를 읽고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키가 큰 몸에 깃든 영혼은 길쭉하고, 키가 작은 몸에 깃든 영혼은 몽땅할까? 육체와 분리된 영혼이, 육체의 고유한 형태를 유지하는 게 가능하긴 할까? 색은? 향은? 성별이나 인종은? 피부로 둘러싸인 개체의 경계를 유지한 영혼의 이미지를 떠올리다가 든 생각이었다.


나오미 레비의  ‘아인슈타인과 랍비 ‘영혼을 찾아서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나오미 레비는 인간과 우주의 상관관계에 대해 적은 아인슈타인의 편지를 읽고, 통찰력 깊은  글을 쓰도록 영감을  최초의 편지를 찾아간다. 그녀 자신이 랍비이면서   시절 무장 강도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오미 레비는 ‘아들을 잃고 비탄에 빠진  아버지 알려져 있는 편지의 수신인 랍비 마커스에게 깊은 끌림을 느낀다. 그리고 그로부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책과 편지들을 뒤지고, 기록보관소를 찾아다니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편지의 배경인 랍비 마커스에 대해 알아간다. 나는,  여정을 따라가다가 ‘영혼' 대한 나름의 힌트를 얻은 것도 같다. 어쩌면 영혼이란, 생각과 감정을 지닌  존재가 다른 존재와 연결될  만들어지는 흔적, 그것들의 총합일지도 모르겠다. 엘리 위젤, 헨리 오스터, 루스 웨스트하이머 박사, 사라 페이그를 비롯한 랍비 마커스의 도움으로 부켄발트 포로수용소를 벗어난 이들 안에 새겨진,  조각을 수집하고 맞추어 나가는 나오미 레비 안에 만들어진, 나오미 레비가 들려주는 랍비 마커스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우리들 안에 그려지는 흔적들을 통하여 랍비 마커스의 영혼이 호흡하고 확장되어 가는 것만 같았다. 영속하는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이렇게 다른 존재들과의 연결을 통하여 살아  쉬며 시간이나 공간의 의한 제약을 받지 않는  무엇으로 이어져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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