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전환'을 위하여
카카코크 카카코크
츠빗츠빗츠빗 츠빗츠빗츠빗
뻐꾹 뻐꾹 뻐꾹
나 자신의 소멸과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소멸을 상상해 보곤 한다. 그때마다 마음뿐 아니라 심장 어디께 근육이 결리고 아파온다.
뜸뜸뜸뜸_ 뜸뜸뜸뜸_
뜸뜸뜸뜸_ 뜸뜸뜸뜸_
뜸뜸뜸뜸_ 뜸뜸뜸뜸_
렌즈의 초점을 조절하여 나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웃음이 나, 우리 가족.
조용해서 좋아, 우리 동네.
참 단정해, 이 도시는.
칼칼하다, 우리나라.
누가 뭐래도 우리는 이웃이야, 아시아.
이쁘다, 지구.
줌 아웃(zoom out)을 멈추고 우주의 적막함에 싸인다. 천천히, 아주 찬찬히 둘러본다.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들을.
그런데 그것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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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많다.
우리끼리 웃느라,
우리끼리 조용하게, 단정하게 사느라,
칼칼한 재미를 쫓느라,
우리끼리만 이웃인 줄 알고,
보기에 이쁜 것만 좋아하느라
너무 많은 생명들을 죽였다.
인간종 소멸이라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상상해 본다. 아프지만 그럴 수도 있겠구나, 고개가 숙여진다. '위대한 전환(The Great Turning)'* 가능하지 않을까? 작은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하지만, 어쩐지 자꾸만 낙담하는 마음이 되고 만다.
뚜뚜, 뚜뚜뚜뚜
뚜뚜뚜뚜, 뚜뚜뚜뚜
뚜뚜뚜뚜, 뚜뚜뚜
And the memories bring back, memoreis bring back you
(기억들이 자꾸, 기억들이 널 생각나게 해.)
조각난 화면 속 작은 얼굴들이 노래를 한다. 하나의 조각에서 흘러나온 소리가 다른 조각들의 소리와 어우러져 화음을 만든다. 이런 건 정말 내 스타일 아닌데, 눈물이 난다. 이제야 기억이 났다. 우리 인간동물이, 함께 노래하는 존재라는 것을. 슬픔을 노래하고, 희망을 노래하며 각성하고 변화해왔다는 것을. ‘위대한 전환’을 만들어 낼 힘이, 인류에게 있다는 것을.
*위대한 전환(The Great Turning)은 미국의 생태철학자인 조안나 메이시가 제시한 개념으로, 기존의 산업성 사회에서 생명을 지속하는 문명으로의 전환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