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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정 Jun 10. 2021

“OO포인트 적립하시겠어요?”

알뜰하지 못한 사람

OO포인트 적립하시겠어요?

“아니요"라고 답하면서 부자가 되긴 틀렸다고 생각한다. 알뜰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가책마저 느낀다. 하지만 나름대로는 이유가 있다. 포인트 카드나 캐시백 카드를 만들지 않은 이유 말이다. 나는 카드 가맹점으로 묶여 있는 베이커리나 아이스크림 가게, 카페와 떡집, 레스토랑 등을 잘 가지 않는다. 정말이다. 우리 집 길 건너편 한살림만 간다. 거기서 빵도 사고, 떡도 사고, 우유도 사고, 과일도 사고, 쌀도 사고, 고기도 사고, 생선도 산다. 외식도 잘 안 한다. 하루에 한 번, 이틀에 한 번 꼴로 먹이를 나르는 개미처럼 집과 한살림만 오간다. 나는 참으로 단순한 내 소비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쉬우니까! 하지만 동네 큰 사거리로만 나가도 갑자기 주눅이 든다. 경제관념이 없는 사람이 된다. 보통은 생일이나 무슨 기념일에 받은 모바일 쿠폰을 쓰기 위해 가는데 그때마다 “OO포인트 적립하시겠어요?”라는 질문을 받는 것이다. 그럼  또 어김없이 “아니요” 하면서 알뜰하지 못한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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