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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정 Jan 11. 2022

나의 떡국

새해의 추억

새해가 되면 우리 집은 어김없이 만두를 빚었다. 엄마가 밀가루 반죽을 치대어 밀대로 밀면 내가 주전자 뚜껑을 들고 옆에서 꼭꼭 찍어 만두피를 만들었다. 나머지 식구들, 할머니, 할아버지, 숙모, 언니, 동생, 너 나할  없이  만두피 위에  돼지고기에 으깬 두부와 삶은 당면, 다진 쪽파에 김치를 송송 썰어 만든 소를  숟가락 가득 얹어 만두를 빚었다. 다라이  가득 만두소를 가운데에 두고 둘러앉아 만두를 빚고  빚었다. 그렇게 빚은 엄청난 양의 만두를 우리는 "맛있다, 맛있다!" 쪄서도 먹고, 떡과 함께 국으로 끓여도 먹고, 튀겨도 먹으며 연초를 보냈다. 나는 매년 그렇게  살을 먹었다. 그렇게 서른 해를 살다가 결혼을 했다. 그리고 떡과 굴이  뽀얀 떡국을  대접 받아들고 나는 알았다. '떡국을 먹어야   먹는다.'  '떡국' 집집마다 다르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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