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리스트가 우리 발목을 잡아주고. 황송하지 않냐?”
나는 새벽 2시 잠에서 깼다. 액자에 표구된 채 걸려있는 수영복이 비웃듯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학생 몇이 떠들어대던 소리를 듣고 와서 내내 이 모양이다. 수영 기초반 학생들이었는데 탈의실 뒤에서 낄낄대고 있었다. 정수기로 가려다 말고 돌아서려는데 소리가 귓등까지 따라붙었다. 기어코 뇌리에 가닿아 말이 된 소리는 날카롭고 뾰족했다. 강사라는 자리에 서서 나는 우정을 기대했던가? 부상 이후 여러 번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다. 나는 팔을 들어 올리기도 힘든 어깨에 보조기를 착용하고 대타로 강습을 맡은 지 두세 달 만에 메인 강사가 되었다. 강사 생활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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