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탐조 이야기
몇 년 전부터 가족들과 탐조를 한다. 휴일이면 쌍안경을 매고 숲을 헤맨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서서 귀를 세우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러다 한 걸음 내딛는다. 그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 토독 잔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나의 존재가 숲에 드러난다. 그렇게 소리를 내며 소리를 쫓다 보면 새를 만날 수 있다. 사실 하늘을 올려다보기만 새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맹금류의 경우가 그렇다. 자꾸 하늘을 올려다보면 마치 주름 잡혀 있던 부채가 펼쳐지듯 하늘이 열린다. 그리고 하늘에 담긴 새를 만난다. 새와의 만남은 언제고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모르는 게 많아서 더 그렇다. 새를 만나면, 관찰하고 도감을 뒤적이고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어느 때는 그저 감탄하며 바라보는 것으로 족하다 싶기도 하다. 나는 자주 감탄한다. ‘홀로라고 여겼던 모든 순간에 홀로이지 않았구나.’, ‘우리는 함께 깃들어 살고 있구나.' 하고. 또 무엇보다 새는 아름답지 않은가. 하늘을 나는 아름다움, 나는 그 아름다움을 우러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