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빙글 돌아가는 하루

30대 환경공무관의 하루

by 삼스클

나는 30대 지자체 환경공무관이다.

나의 담당구역에는 오래된 빌라 단지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각양각색의 생활폐기물들이 많이 나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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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일을 하다가 바퀴 달린 의자를 발견했다.

역시나 폐기물 스티커도 없이.


그냥 집에서 쓰던 오래된 컴퓨터용 의자인 것 같았다.


한 때는 필요에 의해 사용되었겠지만 지금은 필요가 없어져서 버려졌다.


버린 이유까지는 모르겠지만 길바닥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치워버리면 그만이다.


근데 그냥 돌려보고 싶었다.


그래서 돌렸다.



빙글빙글.


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3번 정도 혼자 의자를 빙빙 돌렸다.


누가 보면 뭐하는 짓인가 싶었겠지만 아무도 없었으니 괜찮다.


나의 행동으로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만의 작은 일탈이랄까.


나만의 소확행이다.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쓰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길바닥에 놓이고 누군가한테 빙빙 돌려지다가,

결국 사라진다.


오늘의 교훈.

치우기 전에 한 번 쯤 돌려봐라.


인생도 마찬가지다.
버리기전에 한 번 쯤 돌려보자.
생각지도 못한 각도에서
뭔가 보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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