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감정수업과 청소하기

30대 환경공무관의 하루

by 삼스클

나는 30대 환경미화원이다.

요즘 내가 일하면서 듣는 오디오북은 '프로이트의 감정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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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이 프로이트라니 빗자루들고 궁상떠는 느낌이긴 하다.


군대에 있을 때부터 마음에 쉴 곳이 필요하거나

나 스스로를 이해하고 싶을 때, 심리학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멘탈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다시금 심리학 책에 손이 갔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마음을 세 덩어리로 나눴다.


1. 원초아

2. 자아

3. 초자아


이걸 현장식으로 적용해보자.


1. 원초아 : "아 그냥 퇴근하고 싶다."

원초아는 본능 그 자체다.

배고프면 먹고 싶고, 화나면 소리지르고 싶고,

막 버리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마음.

새벽 5시, 영하의 날씨

눈도 오고 쓰레기는 널부러저 있다.

그 때 원초아가 말을 건다.

이건 인간적으로 너무한거 아니야?

맞다 인간적으로 너무하다.

원초아는 그 누구보다 솔직하다.

그래서 매력적이지만,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조금 위험하다.



2. 초자아 : "환경미화원 답게 행동해라."

초자아는 내 머릿속의 상사의 역할을 한다.

규범, 도덕, 책임 같은 것들이 모여 있다.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가 민원인들이 옆에서 한마디씩 거들 때,

초자아는 말한다.

감정에 흔들리지 마. 그냥 일이야.

초자아는 항상 옳은 말을 한다.

그래서 재미가 없는 편이고 이성을 찾아야 비로소 튀어나온다.



3. 자아 : "일단 한 숨 돌리고 바라보자"

자아는 원초아와 초자아 사이의 중재자다.

둘 사이의 현실을 바라보게 해주는 역할이다.

원초아가 한마디 해버려 라고 하고,

초자아는 너의 일을 묵묵하게 하라고 할 때 자아는 말한다.

일단 물 한 모금 마시고 해.

결국 나의 자아가 나를 제어하는 컨트롤 타워이다.

결국 자아를 단단하게 훈련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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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기분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


갑자기 흘러나온 노래가 좋아서 리듬을 타며 행복해지기도 하고,

양심없이 버린 쓰레기들 때문에 짜증이 갑자기 나기도 하지만,

이내 모든 걸 인정하고 무덤덤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객관화하려 한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자주 얘기한다.


억압된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돌아온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꾹 참고 누르는 화는 어떤 형태의 고통으로 나를 찾아온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렇게 한다.


아 내가 짜증이 났구나.


속으로 생각하고 실제로 말한다.


스스로 3초 정도 관찰하며심호흡을 3번 정도 한다.


나는 괜찮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3번 말한다.


생각보다 효과가 있다.


내 안에 원초아, 초자아, 자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기분대로 살면 솔직할 수 있지만 스스로에게도 타인에게도

존중받기는 어렵다.


나는 쓰레기를 치우지만,
사람의 기분까지 치울 필요는 없다.

다만,
내 기분이 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하루를
더럽히지 않게는 할 수 있다.

기분은 오르락내리락 한다.
태도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선택은 생각보다
근육처럼 반복할수록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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