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환경공무관의 하루
하루는 길거리를 청소하다가 유독 화가 났다.
내가 맡은 구역 중에 분리수거를 아예 하지 않는 곳들이 있다.
쓰레기를 거치하는 곳을 그냥 거대한 쓰레기 통처럼 쓴다.
크고 작은 온갖 것들의 플라스틱, 종이, 음식물, 쓰레기 가릴 것 없이 다 섞여 있다.
다른 곳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한 곳들이 3~4군데가 있다.
그곳을 정리하면서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났다.
빗자루질도 거칠어지고, 쓰레기를 집을 때에도 힘이 들어갔다.
그 때 주민 한 분이 다가왔다.
여기 너무 심하죠? 나는 안 그래요~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거라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그 사람 손에 뭔가 들려 있었다.
분리수거가 안 된 쓰레기들이었다..
그 순간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똑같구나.
쓰레기를 정리하다보면 많은 어르신들이 말을 건다.
살갑게 건네주시는 한 마디에 힘이 되기도 한다.
사실 착하다, 나쁘다, 심하다, 심하지 않다,
이 기준들은 모두 주관적이다.
내 기준으로 보았을 때, 쓰레기 정리가 잘 된 곳들이 있고 안 된 곳들이 있을 뿐이다.
나에게 살갑게 말을 걸었던 그 사람도 나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냥 바쁘거나, 귀찮거나, 혹은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들 그렇게 산다.
이 일을 하면서 종종 현타가 오기도 한다.
가끔 정말 힘들 때도 있다.
오늘 같은 날.
그럴 때마다 혼잣말을 하거나 그냥 견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쁜 사람들도 많지만
나에게 격려를 해주는 사람들도 꽤 있으니까.
고생한다며 박카스를 건네주는 친절한 아주머니도 있고,
지나가다 고맙다고 인사하는 귀여운 학생들도 있다.
그런 작은 것들로 하루를 버틴다.
내일이면 또 쓰레기가 쌓여 있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깨끗하게 만들었다.
그걸로 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