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넣어도 배추가
절여지지 않아?

다 같은 소금이 아니야!!!

by 자유로

이제 김장철이 가까워진다.


많은 분들이 김장을 준비하려고 배추를 사고 또 절이려고 할 것이다.


최근 절친한 지인 한분이 또 숙제를 내주셨다.


아시는 분한테 좋은 소금이라며 선물 받았는데, 이 소금을 김장할 때 배추 절이는 데 사용했는데 배추가 절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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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지?? 소금을 뿌렸는데도 배추가 숨이 죽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 소금이 뭐냐고 물어보고 나서 의문이 풀렸다.


그분이 말한 '좋은 소금'은 자염이라는 소금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좋은 소금'으로 인해 배추의 숨이 죽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언급해볼까 한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 배추에 소금을 뿌리면, 잎이 숨이 죽고 물이 빠져나오면서 부드러워진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아는 ‘절임’ 과정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 즉 마그네슘과 칼슘을 많이 함유한 천일염, 자염, 간수염이라든가 심지어 죽염 등을 사용하면 배추의 숨이 쉽게 죽지 않고 잎이 오랫동안 아삭하고 오히려 더욱 탄력 있게 유지된다.


소금이 똑같은 ‘소금’인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그 이유는 소금의 짠맛이 아니라 미네랄 이온의 생화학적 작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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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제염과 미네랄 소금의 본질적인 차이


정제염은 거의 순수한 염화나트륨(NaCl)이다.

나트륨 이온(Na⁺)은 삼투압을 빠르게 높여, 세포 안의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게 만든다.
그 결과 세포벽이 손상되고, 배추 잎은 금세 숨이 죽는다.


반면, 자염을 포함한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에는 마그네슘(Mg²⁺), 칼슘(Ca²⁺), 칼륨(K⁺), 황산이온(SO₄²⁻) 등 다양한 이온이 공존한다.


이들 중 특히 마그네슘과 칼슘은 세포벽에 작용하여 조직을 단단하게 유지시키는 특별한 역할을 한다.


결국 나트륨이 많은 소금은 삼투압으로 물을 빼내면서 숨을 죽게 하지만, 마그네슘과 칼슘은 오히려 세포벽을 단단하게 만들어 숨이 죽지 않게 막는 역할을 한다.


2. 세포벽의 구조를 지탱하는 미네랄의 힘


식물 세포벽은 펙틴(Pectin)이라는 다당류로 이루어져 있다.
펙틴은 음전하(-)를 띠고 있어 양이온과 결합할 수 있는데 나트륨(Na⁺)은 단일 결합을 만들어 세포벽을 느슨하게 하고 식물의 조직을 무르게 만든다.


반면 마그네슘(Mg²⁺)과 칼슘(Ca²⁺)은 두 개의 음전하를 동시에 연결(cross-linking)하여 펙틴 분자 간의 다리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세포벽이 단단하게 강화되고, 수분이 빠져나가더라도 세포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세포벽 속 펙틴이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결합하면 ‘칼슘 펙테이트(Ca-pectate)’나 ‘마그네슘 펙테이트(Mg-pectate)’가 만들어지는데, 이 물질들은 물에 잘 녹지 않고 단단한 젤 형태로 남는다. 그래서 물이 세포 밖으로 빠져나가기가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절임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3. 경도가 높은 물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이 현상은 소금뿐 아니라, 경도(hard water)가 높은 물, 즉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이 많은 물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

경수로 채소를 삶으면 조직이 잘 무너지지 않고 단단하게 남는 이유가 된다.

식품공학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이용해 염화칼슘(CaCl₂)을 첨가하여 과일 통조림이나 절임식품의 조직이 흐물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염화칼슘이 바로 경화제인 셈이다.


“단단한 물(경수)은 단단한 배추를 만든다”는 말이 성립한다.


우리가 물을 ‘단물’ ‘센물’로 구분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센물, 즉 칼슘과 마그네슘이 많은 경수로 채소를 절이면 세포벽이 단단해지고 절임 속도가 느려지지만 반대로 단물(연수, soft water)은 상대적으로 나트륨 비율이 높아 삼투압 작용이 잘 일어나고 채소가 빠르게 숨이 죽는다. 그래서 같은 소금이라도 물의 종류에 따라 절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4. 삼투압 완화와 세포막 안정화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2+ 양이온은 단순히 세포벽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이 이온은 물 분자와 강하게 결합해 수화 껍질(hydration shell)을 형성한다.
덕분에 세포 내 수분이 빠르게 유출되는 것을 막고, 삼투압의 급격한 변화를 완화한다.

결과적으로 미네랄 소금은 수분을 천천히 빼내어 맛의 깊이를 살릴 수 있으며 아삭한 조직감을 유지시킨다.


특히, 마그네슘과 기타 미네랄(특히 K⁺, Ca²⁺)은 약한 염기성 완충 작용을 하여 산화·발효를 늦추고 색·향을 유지시킨다. 결과적으로 절임 후에도 빛깔과 향 유지, 그리고 아삭한 식감 유지에 기여한다.


5. 다시금 미네랄 비율의 균형이 답이다.


‘미네랄 소금은 배추를 절이지 않는다’는 말은,

소금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소금이 다르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마그네슘과 칼슘은 단순히 맛을 내는 성분이 아니라,
식물의 세포 구조를 보호하고 생명 유지의 균형을 구현한다.


이는 인간의 생리학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세포막의 안정성, 전해질 균형, 수분 대사 모두
나트륨·칼슘·마그네슘의 정교한 균형 위에 존재한다.

(이런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을 먹으면 과연 정말 혈압이 올라갈까?-

이 주제에 대해서 한번 글을 쓸 날이 있을 것이다.)


좋은 소금이란 바로 이런 균형을 잘 이룬 다양한 원소들이 모두 골고루 있는 소금을 말한다.

그런 맥락에서 자염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필자는 창업을 통해서 이 균형잡힌 미네랄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거듭하며 최적의 비율과 형태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결국 건강이란 단순히 양의 문제가 아니라 균형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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