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기본 세팅에 대하여
소화 효소 분비의 적응적 법칙은 제한된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예에 해당한다.
몸은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를 우선순위에 맞게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우리 몸의 대사를 담당하는 여러 대사 효소들은 너무나도 중요하고 이들의 역할이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우리 몸을 유지하고 복구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외부에서 '적들'이 쳐들어온다고 해보자. 어떻겠는가? 외부의 적들을 막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일 것이다.
이 상황이 식사를 할 적에도 나타난다. 물론 식사를 통해서 중요한 것들을 취해야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음식이랄지라도 기본적으로는 그들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이물질이다. (잊지 마시라! 위장관은 내 몸안이라고 여기지만 직접적으로 외부 환경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즉 음식이 들어올 적에는 몸에서 온갖 알람이 울리며 '이물질'에 대비를 한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
대사 효소로 가야 할 자원과 에너지를 빼내서 소화 효소를 분비하며 '외부 물질 맞이'에 만전을 기하게 된다. 그러면 몸의 경비가 조금은 허술해질 수 있다. 즉 대사 효소는 일시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몸을 회복시키고, 에너지를 재생하며, 세포를 수리하는 생명 유지 기능들이 후순위로 밀린다는 의미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목숨과 바꾸는 의미이며 그만큼 식사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특히 생식과 같은 최소한의 열처리를 한 음식에는 우리가 만들어서 분비하는 소화 효소를 덜 분비할 수 있는 음식자체의 자가 분해 효소들이 많이 존재한다. 생식은 이런 외부의 도움을 받아서 조금이나마 대사 효소들이 더욱 잘 작동하게끔 돕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내용이 요즘 나오는 효소의 중요성, 생식 및 간헐적 단식, 1일 1식, 자가 포식(autophage) 등과 맞닿아 있다.
생명 현상의 근간인 효소의 경제학... 이를 좀 더 일반화시킬 수 없을까?
여기 내 몸을 지키는 면역계가 있다. 나로 하여금 심장을 뛰게 하고 숨 쉬어지게 하는 어떤 동력이 있다. 이들은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돌아가는 것들이다. 수면 시 '잠을 자면 숨이 안 쉬어지면 어쩌나?' 하고 고민하며 잠자리에 든 적이 있던가? 또는 심장이 안 뛰면 어떻게 하지? 라든가 혹은 '날벌레가 잠시 스치며 지나간 음식을 먹으며 내 면역계가 작동이 안돼서 병에 걸리는 거 아니야?'와 같은 조금은 건강염려증스러운 생각들...
우리는 으레 몸이 '알아서 잘' 작동해 줄 거라고 생각하며 지내지 않는가?
이런 일들은 우리의 몸상태가 어지간히 정상이 아니고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뭔가에 집중하거나 반복된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떤 일을 완수하고자 한다면 우리 몸은 그 일의 우선순위를 높이게 된다. 이러한 성향은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장기화된다면 '보이지 않는 지성'이 수행하는 '거룩한 일들'에 조금씩 차질을 빚게 한다. 몸이 알아서 돌아가는 환경에 태클을 걸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어쩌다가 한 번씩 있으면 크게 걱정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이 장기화되면 몸은 축나기 시작한다. 원래 필요로 했던 '기본값'으로서 공급받아야 할 배급이 줄어든다. 몸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이 들린다. '여기 적군이 밀려오는데 아군에게 줄 물이랑 식량이 부족해!!' 라며 개연성이 명확하지 않은 각종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런 상황이 비뇨의학과 외래에서는 난치성 방광염이라든가 만성 전립선염 내지는 성병과 연관 지어 나타난다. "특별히 성관계를 갖지도 않았는데 저는 왜 방광염이 자꾸 생기나요?" 혹은 생식기 부분이 불편하고 소변이 잘 안 나와요." 라거나 "약을 먹었는데도 왜 자꾸 균이 소변 검사에서 나타나나요?"와 같은 매우 난감한 질문들로 이어진다.
심장은 계속 뛴다. 계속 뛰어야 할 심장은 꾸준히 일정량의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호흡은 어떤가? 한시라도 숨을 못 쉰다면 다음 한시는 기약하기 어려울 것이다. 몸을 지키는 면역계 역시 꾸준히 곳곳을 정찰해야 한다. 이런 보이지 않는 지성들은 일정량의 보급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기초 대사율(Basal Metabolic Rate)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필수적인 생리 작용을 포괄적으로 얘기한다. 자그마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의식적으로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에너지와 자원은 고작 30% 정도밖에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그중 10%는 체온 조절과 관련이 있어서 20% 정도 가량만이 우리가 의지대로 사용가능한 여분의 자산이다.)
종종 '숨 쉬는 게 이상한데, 가슴이 이상하고 답답한데.. 소변보는 게 이상하네' 하며 병원을 찾게 된다. 온갖 검사를 다하고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불과 20% 밖에 가용할 수 없는 에너지... 그 이상을 기초 대사를 침범하면서까지 썼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뭔가 '열심히' 하신 분들이 "입에서 단내 나게 뛰어다녔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입에서 단내가 난다”는 말,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우리 일상 속에서 주로 피로하거나 탈진했을 때 이 표현을 쓴다.
하지만 이 증상은 단순한 피곤함 이상의 것을 말한다.
탈수, 그리고 그로 인한 미네랄 결핍이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몸에 탈수가 일어나면 침의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점성이 높아진다. 그러면 혀와 점막에 엉겨 붙은 미세한 유기산, 당류, 아민류 물질 등이 이상한 맛으로 느껴지며, 이를 주관적으로 ‘단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교감 신경이 항진되는 흥분 상황에서 미네랄이 빠르게 소모되는데, 그 일환으로 땀을 많이 흘렸거나, 커피나 이뇨 작용이 강한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경우에도 미네랄 손실은 더욱 가속화된다.
'입에서 단내가 난다'는 상황은 체내 기본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이다.
여기서 문제는 무엇일까?
공급되어야 할 것이 공급되지 않는 환경에 있다.
우리 몸의 우선순위들이 위협당하지 않도록 적절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고갈되기 전에 잘 보충할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섭취하고 흡수시키는 것이 스스로에게 바람직한지 알아나가야 한다.
우리 몸의 제한된 에너지와 자원을 어떻게 해야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적어도 몸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한 '기본값'이 차질 없이 잘 충당되도록 해야 한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며 스스로를 잘 돌보는 길이다.
앞서 언급한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 그리고 '기본값'에 물과 미네랄은 가장 근간이 된다.
왜냐하면 이 둘은 늘 같이 다니고 가장 먼저 소모되며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