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과 생존
염소들이 벼랑 끝에 선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낭떠러지 벽을 타는 염소들을 혹시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리 하는 걸까?
분명 목숨을 걸만큼 뭔가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그곳에 생존과 직결된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절벽에 드러난 암염을 핥아서 먹는다는 걸...
그것은 단순한 맛의 유혹이 아닐 것이다.
척박한 환경의 염소들에게 있어서 어쩌면 소금은 생존 그 자체일수도 있다.
소금 속에 포함된 여러 미네랄들은 그들의 신경과 근육 기능을 유지하고,
몸속 수분을 조절하며 고산지대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풀과 나무껍질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미네랄을 그들은 본능적으로 찾아 나선다.
절벽이라는 위험한 장소조차도 그들에게는 '생명의 샘' 일수 있겠다.
우리 눈에는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염소들을 통해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는다.
생명은 본능적으로 본질적인 것을 향해 나아간다.
벼랑 끝에서조차 포기하지 않는 이유...
그것은 바로 생명과도 같은 미네랄 복합물이라 불리는 소금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가축으로 키우는 소들에게 일부러 소금을 먹이기도 한다. 그리고 심지어 소금으로 소를 길들이기까지 한다. 그들 역시 소금을 매우 갈망한다는 것이다.
풀을 되세김질하는 소가 소금을 먹는다 것이 의아하신가?
소금이 없으면 소는 풀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해서 살이 마른다.
(초식) 동물들에게 이리도 소금이 중요하다면 우리 인간에게도 소금은 그토록 절실한 것인가?
우리는 육식에 대한 욕망을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생리학적으로 볼 때, 고기에는 단백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들어 있다. 바로 소금과 같은 염분, 즉 미네랄 복합물이다. 단순히 나트륨뿐만이 아니라 소 한 마리의 몸에는 다량의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저장되어 있다. 특히 동물의 내장과 피에는 전해질이 풍부하게 존재하며, 이는 원시시대 인류에게 걸어 다니는 미네랄 저장고였던 셈이다.
즉, 육식을 통해서 우리는 동물성 단백질이라는 에너지원뿐만 아니라 나트륨을 포함한 각종 미량의 전해질을 보충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단백질보다 양질의 미네랄을 좀 더 많이 보충하려고 하는 본능이 육식을 더욱 선호하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미네랄이 점차 고갈되어 가는 우리의 식단,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미네랄 소모가 심해질수록 바로 이 미량의 원소를 더욱 보충하려고 육식에 대한 열망도 점점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대부분의 식물성 식단은 나트륨을 포함한 미량의 미네랄들이 현저히 낮을 수 있다. 일부 엽채류나 해조류를 제외하면 자연 상태에서의 식물에는 나트륨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완전한 식물식만으로는 체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때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육식에 대한 갈망’이다.
물론 지나친 고염식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우리의 식단은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아서 소금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나친 저염식 역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 저염식으로 인한 미네랄 결핍이 발생하면 체내 전기적 균형이 깨지면서 만성 피로감, 저혈압, 근육경련, 집중력 저하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미네랄 결핍 보상 때문에 육류 또는 짠 음식에 대한 무의식적 탐닉이 증가하며 이는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식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금을 포함한 적절한 미네랄 섭취 전략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인류의 몸은 원초적으로 바다에서 기원했다. 세포 내외의 이온 분포는 바닷물의 전해질 조성과 유사한 비율을 유지하고자 한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생리적 기능 전반에 이상이 생긴다. 염소가 절벽 위에서 암염을 핥는 것처럼 우리 인간 역시 본능적으로 ‘미네랄 균형’을 회복하려는 방향으로 식욕이 작동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단순히 '짠맛'이 좋아서 소금을 찾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소금을 찾는 본능은 단순히 미각의 취향이 아니라, 더 깊은 차원의 기억된 생존에 가깝다. 인류의 생물학적 기원은 바다에 있으며, 우리 몸속 세포의 체액과 혈장은 과거 바닷물과 유사한 전해질 조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즉, 우리는 무의식 중에 바다의 '염분기'를 갈망함으로써 몸속 생리적 바다, 원초적 균형을 회복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소금을 찾는 행동은 곧, 우리 안에 흐르는 바다를 다시 회복하려 하는 치유의 본능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