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소시지와 김밥

딸의 설렘이 깨운 아침

by 빛나볼게요

오늘은 딸아이의 현장학습이 있는 날이라

도시락을 싸야 한다.

우리 딸은 스쿨버스를 타야 해서 조금 일찍 나간다.

그래서 나는 더 일찍 일어나 조용한 새벽,

쌀부터 씻고 밥부터 올려놓는다.

저번부터 이야기한 도시락 메뉴는 김밥과 문어소시지.


꼭 이렇게 뭔가를 일찍 해야 하는 전날 밤엔

유난히 잠이 안 온다.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 싸야 하는데…’

그 생각만 하다가

결국 열두 시가 넘어서야 잠들었다.


눈만 감았다 뜬 것 같은데 다섯 시 알람이 울린다.

그 와중에 꿀잠을 잤나 보다.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다.

나도 이불 속에서 뒹굴면서

“엄마…” 하고 우리 엄마를 찾고 싶다.


하지만,

현장학습 간다고 먹고 싶은 도시락 메뉴를

이야기하며 설레하던

딸아이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나를 일으켜 세운다.


주문해두고 잠든 문어소시지,

그리고 김밥을 분주하게 준비한다.

남편과 아이는 여전히 잘 자고 있다.

괜히 남편을 불러본다.

“가서 이제 아이 깨워.”

그렇게 말은 해놓고, 정작 못 일어나는 아이에게

너스레를 떨어본다.

“문어소시지 이거 맞나~?”


그 소리에 갑자기 벌떡 일어난 딸.

문어소시지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끄덕인다.

“이거 맞아!”


그 웃는 얼굴로 시작하는 아침이,

나는 또 좋다.


그래,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그렇게 남편도 오늘 점심은 김밥 도시락이다.

“잘 다녀와, 우리 집 김씨들아!”

오늘도 하루 종일, 웃는 일 많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