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불안.
나의 품에서 바스락거리며 부서지는
겨울 외투의 촉감과,
옆 건물 서늘한 전시장의 빈 공간을 순간 가득 메우는
자판기 내부에서 추락하는 차가운 동전의 소리와,
데구루루 굴러 나오는
캔 음료의 무색한 비명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감싸는 자그마한 전구들이 일순간에 반짝이듯
온몸에 흐르는 캔커피의 온기와,
그 잎 사이사이 숨겨둔 서글픈 진심과,
가로등이 듬성듬성 길을 따뜻이 비추던 건물 뒤 비밀스러운 지름길들.
너의 둥글한 말들은
냉기 속에서 얼지도 않고 아직도 차갑게 둥둥 떠다니고,
나보다 앞서 걷던 나의 그림자처럼
기억 속 겨울은 항상 앞서 걷다가 굴러 넘어지고,
손을 내밀기도 전에 캔커피처럼
데구루루 추락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