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불안.
석별이 흐린 거리 속을 걸으며
상념의 부스러기가 부서지지 않게
조심히 주워 주머니 속에 넣었다
저 괴상한 구조물 아래를 통과하는 순간
나는 흐린 날씨와는 반대로 작열하는 태양 아래를 생각했다.
이듬해 겨울도 너무 추웠듯이,
주머니 안의 손처럼 사방을 둘러싼 따뜻함 또한
어쩌면 나의 무방비한 그리움일지도 모른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극단적인 삶이 있다
언제나 태양을 직사광선으로 눈이 따갑게 마주해야 했거나,
언제나 축축한 바닥에 얼굴을 처박으며 바닥에 엎드려 있어야 했거나.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 축축한 안개가 등에 올라탔다.
가벼운 잎을 서서히 짓 누르면서
우리를 서서히 기어가며
길을 걸으며 주머니 속의 부스러기를 힘없는 손가락으로 부스러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