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전쟁에서 차가운 전쟁으로의 전환
<탑건 매버릭>의 오프닝은 <탑건>의 오프닝과 동일한 방식으로 연출된다. 영화의 오프닝은 열기가 느껴지는 적색의 화면 속에 전투기의 기동과 제어는 땀 흘리는, 노동하는 아름다운 육신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는 1편과 2편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와는 다르게 전투기의 화려한 활강뿐만 아니라 하늘을 나는 전투기를 운전하는 파일럿의 육신에 더 집중이 되는 것을 미리 예측하게 해준다. <탑건>이 1차 세계대전부터 시작된 전쟁의 산물이자 주된 무기인 전투기가 미국으로 대표되는 탑건의 조종사들에 의해 어떻게 통제되고 컨트롤되는지를 통해 미국이라는 패권국의 군사적 우월함과 헐리우드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영화 기술의 성취를 동시에 말하려고 했다면 <탑건 매버릭>은 어떤가? 전작과 달리 매버릭은 실제 하지 않는 휴머노이드 메커니즘과 대치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되지만 사실상 매버릭은 전작과 같은 갈등구조를 취한다 여전히 구스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보이지 않으며, 이는 구스의 아들의 등장으로 인해 표현된다. 이는 최고의 파일럿이지만 전투기라는 존재, 즉 전쟁의 산물이자 죽음을 담보로 하는 무기에 대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1편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갈등의 표면 위에 휴머노이드와 안드로이드의 등장, 뜨거운 전쟁에서 차가운 전쟁으로의 이동, 인간의 존재론적 타당성 회복이라는 많은 레이어가 얇게 얹어진다는 것이다. <탑건 매버릭>의 오프닝에서 매버릭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까지 인간의 존재론적 타당성을 증명하려고 하지만 이는 그저 자신의 시간을 연장하는 것에 그친다. 하지만 그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는 것은 차가운 전쟁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인간의 최후의 몸부림으로 보이며, 이 몸부림은 노동하는 육신 즉 전투기를 제어하고 작동하는 탑건의 파일럿들을 통해 영화 속에서 산화된다.
1편에서의 시대 즉 cold war의 시대는 사실상 이름과는 다르게 뜨거운 전쟁으로 치환되어 기억되고 진짜 차가운 전쟁(new cold war)은 탑건 더 매버릭에서 실체로 등장한다. 파일럿들은 1편과 다르게(물론 1편의 오마주로서 인간이 통제하는 전투기와의 도그파이트가 발생된다. 하지만 상대의 전투기 속 파일럿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전혀 인간처럼 보이지 않으며 흡사 안드로이드처럼 차갑게 비친다. 전투기도 마찬가지로 매버릭의 F-14와 대치되는 최신의 전투기이다.) 영혼이 없는 차가운 무기들과 전혀 인간의 형상이 비치지 않는 적과 탑건의 파일럿들은 뜨겁게 대치하게 되는데 이를 통한 대비는 탑건 파일럿의 육신을 보다 뜨겁게 노동하는 육신으로 비치게 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차갑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뜨거웠던 과거(Cold War, 전성기 헐리우드)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연스레 전이된다. 육신의 움직임을 통한 인간의 존재론적 타당성 회복은 단지 인류적인 문제로만 비치는 것이 아닌, 영화라는 매체의 존재론적 고민으로 보이기도 하며, 이는 영화와 인류는 뜨거움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매버릭이 앞으로 닥쳐올 차가운 전쟁을 조금 더 뒤로 미루긴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