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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돌이 Aug 23. 2021

주식시장은 핸디가 없는 게임

나는 한손으로 너를 상대하겠다

대학교때 '짜장면 사줄테니 당구치러 가자'는 선배가 있었다.

물론 짜장면은 얻어먹지만, 점수가 짠 선배 덕분에 게임비는 항상 내몫이었다.


당구는 자기 실력만큼 치는 게임이다.

실력이 늘면 점수를 올려, 실력에 따른 갭을 맞춘다.


하수를 위한 고수의 배려.

핸디 덕분에 게임도 즐기고 친목도 도모하고.

고스톱에는 핸디가 없다, 고수한테 걸리면 쓰리고에 피박이다.


골프는 대표적인 핸디 게임이다.

서로의 평균 타수를 기준으로 핸디를 인정하고 시작한다.

점수가 짜면 친목이라면 치러가자는 연락이 안 올꺼다. 은따가 되는거다. 


물론 올림픽에는 핸디가 없다. 친목이 아니라 진정한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고, 절정에 다다른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쟁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인생에도 핸디가 없다.

물론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배려가 있긴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분야는 이런 핸디조차 1도 없는 치열한 곳이다.


바로 공부.

사진을 찍듯이 외워버리는 친구와 3번은 봐야 외워지는 나는 암기력에서 차이가 심각하다. 타고난 수학머리를 가진 나와 5번을 풀어도 이해가 안되는 친구도 마찬가지 상황. 외국에서 살다와서 원어민 영어를 구사하는 친구와 영어 울렁증이 있는 나. 

게다가 대치동 학원, 개인과외, 공부에만 전념할수 있는 가정환경, 비싼 인강 등 오히려 핸드를 더 강화시키는 구조. 절대 공평한 조건은 아닌듯 하다.


더 냉정한 곳이 있는데 바로 주식시장이다.


 pixabay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최첨단 AI와 노벨상을 수상학 물리학자, 천재 수학자로 무장한 외국계 금융회사. 

유튜브로 주식강의를 듣고, 저자도 주식으로 갑부가 되지 못한 책 몇권으로 공부를 한다. 경제방송, 유료사이트, 혹은 주식으로 돈번 친구가 추천해준 종목으로 매수 매도 타이밍도 모른채 냉정하고 잔혹한 시장에 뛰어든다.

화면 너머로 보이지 않는 실체들. 오로지 숫자만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눈을 뜨면 내 살을 뜯어먹으려는 날카로운 이빨로 으르렁거리는 맹수들로 가득한 현실을 알길이 없다. 

항공모함과 돛단배의 대결 같은 말도 안되는 전쟁에 개인에게 엄청난 기회의 장을 제공하듯 시장은 매일 같이 열린다. 하룻강아지 초보투자자의 머리속은 벌써 수억 자산가가 되어 있다.


남보다 시장에 대한 감각이 좋아서, 운이 좋아서, 상승기에 발을 들여서 수익율이 좋을수 있지만, 시장이라는게 항상 우상향도 아니고, 제대로 한번 물리면 노답이다.


나심선생님(블랙스완의 저자)의 말을 빌리면, 운이 좋아 계속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한번의 실수로 실력이라 믿었던 지금까지의 결과는 운이라는걸 알게 된다.


수익에만 집중하지 말고, 내 생각과 다르게 진행되었을때 내가 감당할 손실인지 체크하자. 당구 게임비와 짜장면 값으로 해결되는 친선게임이 아니다.


# 메인: pixabay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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