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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돌이 Aug 16. 2021

소악행

일상의 자잘한 스트레스

일상의 작은 행복.

하루키의 책을 읽다 '소확행'을 만났다.

일상에 편하게 쓰는 이 말이 왜 이 책에 있지?

찾아보니 소확행의 창시자가 하루키였다.


소확행을 알기 전, 나는 '일상의 황홀'이라는 나만의 말을 사용했다.

작은 사치의 소품들로 행복을 만들자!

커피전문점에 가면 1만 원 내외의 컵을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일리 디자인 라인의 5만 원이 넘는 에스프레소 잔을 샀다.

아침에 출근하면 머신에 커피 패드를 넣고 에스프레소를 내린다.

일리 잔에 크레마 가득한 행복을 마신다.

만년필, 의자, 물잔, 소소하지만 고급진 나만의 소품들.


동생이 언니와 머리 흔들기 장난을 치고 있다.

처음엔 살짝 흔들다 손끝에 감정이 실린다.

머리를 세게 흔들자, 언니는 '소악행이야!'라며 짜증 섞인 말을 뱉는다.


소악행?

소확행의 반어법인가?

생각해보니, 일상의 자잘한 악행들이 있다.


사진 출처는 pixabay 입니다.


택배 박스 개봉할때,

중고 도서 보내려고 택배 박스 쌀때,

라면 봉지, 과자 봉지 열때.

매번 쓸때마다 가위가 없어져서, 

서랍에 2개를 사서 넣어놨고,

앞으로 이 가위는 내꺼니까 쓰고 꼭 여기 두라고 가족들에게 공표했다.


'넣어라' 보다는 가위는 이제 항상 '여기 있다'만 기억한 가족들은

평소보다 더 편하게 가위를 쓰고 제자리에 두지 않았다.

2개 중 1개는 이미 사라지고, 1개도 있다 없다 한다.


소확행은 내가 만든 나만의 행복.

소악행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받는 작은 스트레스다.


언니가 놔둔 과자를 꺼내 먹는 동생.

너무 자주 패드 옆에 오줌을 싸는 자두(비숑~).


그리고...

여름인데 먹고 과자봉지 열어두기.

내가 아낀 아이스크림을 누군가 반만 먹고 냉장에도 처박아두기.

알람 맞추고 본인은 정작 안 일어나기

내 슬리퍼 신고 나가기


소악행의 악행은,

사소한, 악의적이지 않은, 무의식적으로 그냥 별뜻없이,

말하면 내가 소심하거나 예민해 보이는 작은 자극들이다.


작은 사치로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자!

사소한 일들로 받는 악의 없는 소악행은 줄이자.

이해하고 넘기거나, 대충 넘길수 있지만,

나의 행복지수를 깎아먹는다면, 단호하게 말하자!


그러지 말라고!


# 메인 사진은 pixa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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