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돌이 Oct 04. 2021

낙서 노트

낙서 노트 사용 비법

크기는?

A4 사이즈는 크다.

한 바닥 채우려면 좀 귀찮다.

작은 손바닥 만한 노트로.


손바닥 크기의 얇은 1천 원대 노트들


두께는?

80 매도 두껍다.

50매 내외가 적당하다.

다 쓰고 쓰레기통에 던지기가 마무리인데,

이 순간을 자주 즐기려면 얇아야 좋다.

게다가 두꺼우면 좌측면에 글씨쓸 때 불편하다.


가격은?

비싼 노트도 사지 말자.

한때 몰스킨을 비롯한 고급 노트를 샀는데.

낙서용으로 쓰기에는 과소비다.




낙서는 일상의 기록이 아니다.

순간순간 드는 생각.

일상의 찌꺼기.

지속되는 스트레스.

그냥 끼적끼적.


시작 날짜를 앞에 적는다


낙서를 하다 기막힌 콘텐츠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책을 읽다 끼적거리는데, 괜찮은 내용이다. 

이럴 때는 좀 고급진 콘텐츠 노트에 옮겨 적는다.


책 쓰기 관련 좋은 소재라서 콘텐츠 노트에 옮겨 적었다


욕도 적는다.

절대로 누구에게도 못할.

마음속에 품고 살지만, 이런 생각 자체도 부정하고 싶은.

적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


제대로 스트레스받아 쓰다 보면,

열몇 장을 넘기기도 한다.

아이들 못 푼 수학 문제를 베껴 풀기도 하고.


호기심에 풀었는데, 결국 못 품 ㅎㅎㅎ


제7의 감각, 아웃라이어, 협상의 법칙...

이전에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다시 읽으니 별로라는 시시한 이야기도 쓰고.


이쁜 만년필을 사고 싶어서,

라미 만년필을 검색한 내용을 정리해서,

그중에 뭘 살까 고민도 하고.


실컷 비싼 거 검색해 놓고는, 라미 사파리 2021 한정판을 구매 ㅎㅎㅎ


수리하고 1주일 만에 고장 난 비싸고 까칠하고 예민한 몰블랑 만년필 욕도 하고

수리비 9만 원이나 줬는데,

1주일 만에 다시 고장이 났고.

맡기는거 자꾸 까먹어서 3달이나 지났는데,

수리비 못주겠다는 말을 어떻게 할까 고민도 적고.



흰 면에 뭘 적지?


코로나19 상황 때문인지?

나이가 50이 넘어서인지?

일상의 수다를 쏟아낼 대상, 시간이 적어진다.

나의 자잘하고 시시한 수다를 대꾸 없이 받아줄 최적은 대상은 바로 나 자신

'낙서 노트 = 나'이다.


생각을 글로 뺃어내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글씨를 못 쓰고,

맞춤법이 안 맞아도,

내용이 중구난방이라도 누가 욕할 사람 없고.

정성껏 쓸 필요도 없고,

나중에 봐도 모를 글씨로 휘갈겨도 된다.




낙서 노트는 크고, 두껍고, 비싼 거 사지 마라.

나만의 공간이니 하고 싶은 이야기 맘껏 해라.

다 쓰고나면 가차 없이 쓰레기통에 던져버려라.

이게 비법이다.





작가의 이전글 개운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