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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펜 Jul 24. 2023

코스모스 읽어본 사람?

성공을 위한 자기 계발 - 독서

이 책은.

중고등학교 필독서에 절대 빠지지 않는다.

집집마다 책꽂이에 한 권씩 있다.

방송에도 자주 소개 된다.

읽어볼까 마음을 들였다가도 엄청난 두께에 금세 외면한다.

들은 적 있지만 막상 읽은 사람은 거의 본 적 없는 이 책은 '코스모스'.


유사한 책으로는.

원숭이가 진화해서 사람이 되었다고? 다윈의 '종의 기원'.

의식의 밑에는 물에 잠긴 빙산처럼 거대한 무의식의 세계가 있다. 프로이트 '꿈의 해석'.

총균쇠, 사피엔스, 정의란 무엇인가, 데미안, 멋진 신세계, 파리대왕.


인문서 읽기가 한때 유행했다. 자기 계발을 위한 끝장판처럼 소개되었다. 전공자들도 쉽게 읽어내지 못한다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열 권이 넘는 로마인 이야기도 당연히 포함되었다. 극한의 지옥훈련을 통과한 듯 인문학도서 난이도 상을 읽어내면 대단한 인생이 펼쳐진다고 누군가 내게 알려주기도 했다. 

정작 인문학 읽기 미션을 성공한 후 인생에도 성공했다는 성공스토리가 없다. 성공한 사람들이 추천하는 인문학 도서를 엮은 책은 본 적 있다. 읽어내면 현자처럼 똑똑해지고, 삶의 지혜가 밝아지며, 인간관계에 통찰력이 생기기 때문에 성공의 마법의 열쇠를 쥐게 된다고 했지만, 인문학 도서를  읽어야 한다는 자기 개발서만 넘쳐났다. 인문서 읽기를 주제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어떤 이는 10년 후 현실을 직시하고 살라는 처세술에 관한 책으로 또다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저렇게 뻔뻔스러워야 성공할 수 있다고 스스로 간증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를 추천한다.

인문학 책만 읽어서는 단팥 없는 단팥빵과 같다. 칸트가 내용이 없는 사고는 공허하다고 했다. 장사를 하려면 장사목, 상품의 트렌드, 소비자의 니즈, 서비스 친절, 마케팅, 회계 같은 기본은 동종업계 사장님들보다 뛰어나야 돈을 벌지 않을까? 


다만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들이 살면서 피부도 체득하는 세상의 진리들을 책으로라도 보충해야 한다. 나이가 들고, 자기 일에 전문화될수록 스스로의 생각에 갇힌다. 똥고집이 견고해진다는 말이다. 사고의 유연성은 떨어지고, 과거에 집착해 산다. 책은 나를 꾸짖고 일깨우는 매일의 스승이다.


읽어야 성공한다가 아니라, 읽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자주 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사장님. 그날따라 유난히 어깨가 많이 뭉쳐있었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냐 물었더니, 중요한 계약서를 검토하느라 새벽 4시까지 못 잤단다.  

변호사가 있고, 책임자가 있는데 대표가 왜 그런 걸 하냐니, 결국 최종 책임은 회사가 지는 거고, 만일 계약서의 문항하나라도 잘못되면 그 손해가 직원들에게 갈 수도 있단다. 


자신에게 충실하고, 항상 최선의 선택을 다하도록 노력한다. 인문서를 읽다 보면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채워나간다. 보이는 세계가 전부라 자만하지 않고, 세상에는 다양한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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