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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돌이 Aug 24. 2022

에어 서플라이는 아직 살아 있을까?

'2시의 데이트'의 팝 가수들

중학교 시절, 라디오 프로그램 '2시의 데이트'는 팝송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창구였다.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도 많았지만, '2시의 데이트'는 빌보드 차트 위주로 음악을 틀어줬다. 음원도 CD도 있기 전, 카세트테이프로 팝송을 듣던 시절. 유행하는 가수의 앨범은 몇 달을 기다려야 발매되었다. '2시의 데이트'는 좋아하는 팝송을 곧바로 만나게 해 주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공테이프로 녹음해 소니 워크맨으로 듣던 시절이었다.


K팝의 탄생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었듯이, 팝송의 세계적 대중화에는 마이클 잭슨이 있었다. 마이클 잭슨이 그래미상을 8개나 휩쓸었던 중학교 시절. 프린스, 마돈나, 쉬나 이스턴, 부루스 스프링스틴, 컬처 클럽, 폴리스, 신디 로퍼, 유리드믹스, 보스톤, 드바지, 라이오넬 리치, 도나 썸머, 듀란 듀란, 마이아미 사운드 머신, 필 콜린스, 휘트니 휴스턴, 록웰, 샤데이, 카스, 포인터 시스터스, 벤 헬렌, 티나 터너, 웸. 책상 앞은 팝아티스트들의 카세트테이프로 가득 채워졌다. 


마이클 잭슨 전에는 올리비아 뉴튼 존, 에어 서플라이, 바브라 스트라이샌더, 둘리스, 놀란스, 아바가 있었다. 지금처럼 영어식 발음이 아니라 한국식 발음으로 불렀고, 카세트테이프에도 그렇게 표기가 되었었다. 



아빠 차에 타면 노래가 너무 이상해. 출퇴근 귀를 채워주는 노래가 아이들에게는 작은 소음이다. 플레이 리스트를 슬쩍 K팝으로 바꾼다. 



 

유튜브는 팝아티스트들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창구다. 


지팡이에 걸음을 의지하며 노인이 등장한다. 키를 몇 개나 낮췄음에도 숨이 차고, 고음을 불러내지 못한다. 애청곡 'Aganist All Odds'를 부른 필 콜린스. 지금도 플레이리스트에 수십 곡을 채울 만큼 좋아하는데, 무대에서의 반가움보다는 안쓰러움이 크다.


부룩 쉴즈와 피비케이츠처럼 화재는 아니었지만, 쉬나 이스턴은 올리비아 뉴튼 존과 미모를 다투었다. 물론 친구들과 사이에서. 당시에는 가창력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불어난 체중이지만 원숙해지고 풍부한 성량으로 007 주제가인 'For Your Eyes Only'를 노래한다. 


https://youtu.be/Fwv7jNvS8hE

추억의 팝스타의 지금을 만난다


검색해도 최신 영상을 볼 수 없는 팝아티스트들도 있다. 마이클 잭슨, 프린스, 휘트니 휴스턴. 이미 고인이 되었다.


마이클 잭슨 이전의 팝스타 에어 서플라이는 아직 살아 있을까? 검색해보니 2021년 공연 콘서트 영상이 보인다. 은발의 노인들이 등장한다. 우리나라 '서수남 하청일'처럼 꺼꾸리와 장다리를 연상시키는 2인조 그룹. 에어 서플라이가 등장하자 검은 마스크를 낀 관객들이 박수치며 환호한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의 영상이다. 

70대 노인의 목소리가 맞을까 생각될 만큼 또렷하고 힘 있게 명곡들을 2시간 가까이 부른다. 보컬 선생님 말씀처럼 자기 관리만 잘하면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노래할 수 있다는 말씀의 표본이다. 


계속 팝아티스트를 검색하니, 알고리즘이 영상 하나를 띄워준다. 감색 정장에 기타를 메고, 길쭉한 얼굴의 백발노인이 노래를 한다. 공원에 수백 명의 사람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언뜻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겠다. 희미한 초첨이 맞아가듯 얼굴과 목소리가 또렷해진다. 'Born in the USA'를 부른 부루스 스프링스틴이다.


https://youtu.be/xJum7B1KnkA

화면을 캡처하면 저작권에 걸릴까 봐 링크로 대신합니다


시간 날 때마다 반복해서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청장년기를 함께한 가수들이 나오는 슈가맨. 그 시절의 노래를 지금의 모습에서 보고 들을 수 있어 좋다. 김현성처럼 목이 상해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 당장 활동해도 될 만큼 실력이 녹슬지 않은 씨야, 하늘나라로 간 최진영. 유이나는 슈가맨이 좋기도 하지만 슬프다고 진행 중에 멘트 했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미래보다 과거를 더 많이 보게되는 건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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