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보다 100배 어려운 옵션 거래 절대 하지 말자!
선물거래도 모르는데 옵션거래를?
'오늘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라 기관의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장막판 지수가 하락했습니다'라는 기괴한 이야기가 뉴스에서 흘러나온다. 주식의 가격은 기업의 미래성장성, 국가정책 수혜, 선진국 지수 편입, 매출 증가와 가치 상승 = 상승 아닌가? 환율 급등, 미국 연준위의 금리 인상, 애플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 미중 무역분쟁 격화, 사우디의 석유 감산으로 유가 급등으로 밤새 나스닥이 하락하면 덩달아 코스피도 하락하지 않나?
코스피 200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200개에 비중치를 둬서 단순히 수치화한 거잖아. 선거 때도 나이, 성별, 지역의 분포를 참고해서 선호도를 조사하면 표준오차 범위 안에서 비슷하게 맞듯이, 전체 주식을 다 사지 않고 샘플링한 200개만 사도 전체 주식의 변동성과 같이 움직인다는 건데. 왜 주식의 가치는 1시간 전과 다를 바가 없는데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로 지수가 하락하고, 다음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제자리로 가느냔 말이다.
이해 안 되지만 이해해야 한다. 말도 안 돼 보이지만 이런 상황을 알아야 선물 옵션이 이해된다. 1의 힘을 가진 사건에 시장은 때에 따라 -10으로, +100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3 6 9 12월은 선물 옵션 동시만기일이다. 곗돈이 한 달짜리가 있고, 석 달짜리가 있다. 3월에는 한 달짜리와 석 달짜리 곗돈이 겹친다는 뜻이다. 그때마다 변동성이 일어날까? 필연적으로 하락이 일어난다면 외가격 쓰레기 풋을 모두가 살 테지. 누구나 하락을 알고 있다면 시장에 미리 반영되었고,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
선물 레버리지도 엄청난데 옵션 레버리지는 눈감으면 코 베인다. '순삭'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린다. 돈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례는 가격의 변동이 컸던 월물 마감 하루 전이라, 매번 이런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는다.
지난밤 미국 시장이 보합에서 조금 하락으로 출발했다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스피도 갭 상승으로 출발했는데, 아침 시초가에 선물 1 계약을 매수했다.
391.05에 진입해서 종가 395에 청산했다고 가정하자.
선물 1 계약을 매매하려면 820만 원 정도의 증거금이 필요하다.
주식을 391.05원에 사서 395.0원에 팔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선물과 옵션은 1점이 25만 원이다.
3.95점이면 98.75만 원 수익이다.
이번에는 선물이 아니라 옵션을 산다.
상승이라 생각하고, 등가 근처 1점대인 392 콜옵션을 매수했다.
시초가 1.48점이고 종가는 3.01점
옵션 1개의 가격은 37만 원. 선물에 투자한 820만 원이면 콜옵션 22개를 살 수 있다..
차액이 1.53점 발생했으니 1개에 38.25만 원의 수익.
22개면 하루 만에 841.5만 원 수익.
눈이 번쩍 뜨이고, 침이 꼴깍 넘어간다.
5번만 성공하면 1천만 원이 3.2억 원이 된다.
정말 혹하지 않는가?
실제로 옵션 매매를 이런 식의 단매매로 하지는 않는다.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는 미래를 보는 초능력자 거나, 돈이 무한대로 많거나, 대단한 자제력을 가졌거나, 이미 퇴출되었거나.
이번에는 반대의 상황이다.
갭 상승했지만 다시 하락할 것 같다.
등가 근처 1점대 390 풋을 매수했다.
시초가가 1.63점이고, 종가는 0.29점.
옵션 1개의 가격이 40.75만 원이고, 820만 원어치를 매수했다면 20개.
차액이 1.34점 발생했고, 33.5만 원 손실.
20개면 하루 만에 670만 원 손실.
원금 820이 순식간에 150이 된다.
눈이 번쩍 뜨이고, 침이 꼴깍 넘어간다.
한 번만 더 방향성이 틀리면 시장에서 영원히 퇴출이다.
선물 옵션을 공부했다면 '이런 기초적인 글을 왜 굳이 브런치에'라고 생각할 테고.
매우 기초적인 이 글의 내용조차 이해가 안 되면, 혹시라고 가졌던 선물 옵션의 관심을 영원히 집어던지자.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위클리 옵션이 등장했다. 매월 둘째 목요일 마감되는 월물 옵션보다 더 짧은, 매주 목요일 태어나서 다음 목요일 사라지는 1주일짜리 옵션이 생겼다. 화끈한 걸 좋아하는 우리네 정서에 딱이다. 실제로 많은 개인들이 월물에서 위클리로 옮겨갔다고 한다.
주식 < 선물 < 옵션 < 위클리 옵션
레버리지가 커질수록 수익이 크다. 반대로 손실이 나면 재기불능이다. 한방에 훅 간다.
시속 50km 정속 주행으로 정류장마다 서는 버스를 타나가. 시속 300km로 질주하는 자동차를 탄다고 생각해 보자. 저 멀리 앞을 달리는 차가 순식간에 앞에 와있다. 핸들을 살짝만 틀어도 차는 좌우로 요동친다. 얼굴로 피가 몰리고, 가슴은 두근두근, 겨드랑이에 땀이 흥건.
수익의 쾌락과 손실의 공포로 뇌를 비정상적으로 자극할 생각이 아니라면, 옵션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