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줍기와 쓰나미의 대결
유튜브 옵션 강의를 봤다. 위클리 옵션으로 20배 먹는 방법.
며느리도 알려주지 않는 비법을 왜 우리에게?
프리미엄 손실에 대해 한번이라도 고민해 봤다면 그런 방법에 혹해선 안된다.
옵션의 영원한 숙제.
양매수와 양매도.
남들 다 아닌 결말을 나만 모르는 걸까?
누가 이기는지 꼭 한번 붙여보고 싶었다.
초등학교 수준의 산수로 정리해봤다.
과연 누가 이길까?
월 단위로 다음과 같이 데이터를 정리했다.
날짜: 옵션만기일(매월 두번째 목요일)
종가: 만기일 코스피200 마감지수
결과: 지난달 마감지수와의 차이
기준 가격: 옵션은 2.5점 간격이므로 가까운 쪽을 기준
최근 61개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매월 선물의 변동폭은 11.81(이후 편의상 11.8로 계산)
가장 작은 변동은 0.11점, 가장 큰 변동은 59.85점
실재로 지수는 1달 동안 위 아래로 출렁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의 사례에서 살펴볼 예정이다.
데이터를 통해 우리에게 11.81이라는 수치가 주어졌다.
이걸 가지고 팔아서 차액을 먹을 것인지, 사서 이익을 남길 것인지 결정을 해야 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
매월 마감일 차월물 옵션 등가의 합은 대략 15점 정도다.
참고로 22년 4월물은 최근 변동성 때문에 20점에 육박했다.
박스구간일 때는 더 작아진다.
기준값은 그냥 15점으로 한다.
이것저것 다 무시하고 제대로 된 데이터 분석이 될까 싶겠지만,
이 이야기는 양매수와 양매도의 대결에서 승자만 구하면 된다.
때문에 큰 상관없다.
변동폭의 평균(11.8점)보다 등가의 합(15점)이 크다.
당연히 팔아야 된다.
팔면 15-11.8 = 3.2
3.2점이면 금액으로 80만 원이다.
즉 등가 1쌍을 양매도 하면 1달 평균 80만 원을 벌 수 있다.
10쌍이면 800만 원.
1개월이면 4억 9천만 원 수익이 발생한다.
여기까지 읽고 혹했다면 도박의 원리를 1도 모르는 거다.
61개월의 데이터를 그래프로 살펴보자.
56번은 20점 밑에서 출렁이는 감당 가능한 파도다.
양매도에서 가장 무서운건 변동성이다.
위로 뾰족한 5번의 큰 파도.
그 중에 가장 무서운건 쓰나미.
가장 높은 파도는 1개로 보이지만 실재로는 큰 파도에 더 큰 파도가 연속으로 덮쳐 쓰나미를 만들었다.
40점짜리 파도를 만났다고 가정해보자.
세팅값이 15점이므로 손해는 25점.
25점이면 양매도 1쌍에 625만 원 손실이다.
10쌍이면 6250만 원 손실.
60점짜리 쓰나미를 만나면?
세팅값이 15점이므로 손해는 45점.
45점이면 양매도 1쌍에 1125만 원 손실이다.
10쌍이면 1억 1250만 원 손실.
손실액도 중요하지만 혹하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쓰나미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책 읽고, 강의 듣고, 데이터 연구하고 시작했는데 시작하고 3개월 만에 터지면?
위의 큰 파도와 쓰나미가 연속해서 오면?
가장 높은 파도는 1개로 보이지만 실재로는 큰 파도에 더 큰 파도가 연속으로 덮쳐 쓰나미를 만들었다.
실제로 40점짜리 파도와 60점짜리 쓰나미가 연속으로 왔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였던 가장 높은 파도 1개의 실재 사례다.
6천만 원급 손실 이후 1억 2천만 원급 손실을 연속으로 당하고도 양매도를 하고 싶을까?
만일 60점짜리가 아니라 100점짜리 초대형 쓰나미가 오면?
설마 나에게?
설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 '블랙스완'이다.
리먼사태 때 옵션 매도로 수십억 증거금 때문에 해외로 도망간 개인투자자가 있다.
이 때문에 망한 투자회사도 있다.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영화 겜블은 베어링 은행 파산에 관한 이야기다.
이때 쓴 전략이 양매도다.
백 년 전통의 영국 은행을 한방에 보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은 조 단위다.
외국인, 기관, 개인이 끊임없이 사고팔면서 지수는 매일매일 살아 움직인다.
월 단위 분석 자료처럼 시작과 끝이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앞서 예고했던 고점과 저점에 관한 상황이다.
20년 3월 12일 옵션마감일.
코스피200은 247.62로 장을 마감한다.
247.5 등가로 15점 양매도를 했다고 가장허자.
1주일 후 3월 19일 코스피200은 196.27점까지 하락한다.
1주일만에 50점 폭락이다.
세팅값 15점을 빼면 1쌍에 35점짜리 손실.
10쌍에 8750만 원짜리 손실이 1주일만에.
마감일까지 3주나 남았기 때문에 옵션 프리미엄은 시퍼렇게 살아있다.
지수가 급락하면 변동성지수가 급등하면서 옵션 프리이엄이 폭발한다.
이 경우 풋은 비정상적으로 부풀고, 콜은 죽지 않는다.
등가옵션은 30점을 넘는다.
즉 계좌에 손실은 8750만 원이 아니라 1억이 훨씬 넘는 금액이 찍힌다.
한 달 800만 원 벌자고 시작한 일인데, 1주일 만에 1억 넘는 손실이 나면 무슨 생각이 들까?
시장은 급반등 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콜을 사모은다고?
어디까지 빠질지 알고 콜을 사지?
콜을 샀는데, 지수가 추가 하락하면 콜을 이동시켜야 한다.
220점까지 하락해서 225점짜리 콜 10쌍을 샀는데, 215점으로 빠지면 225점을 220점으로 바꿔줘야 한다.
바꿀때마다 프리미엄 손실이 어마하다.
1점이면 25만 원 10쌍이면 250만 원.
몇번만 이동시키면 1천만원 손실은 순식간이다.
추가 하락을 대비해 풋매수로 해지를 한다고?
등가 풋은 20점이 넘는다.
10점 외가격 풋도 10점이 넘는다.
10개면 해지 비용만 2500만 원이다.
운이 나빠 딱 10점만 하락하면, 추가 매도 손실과 10점 매수 비용까지 날아간다.
몇십 만원 단위로 일희일비했었는데, 몇 천만원이 종이처럼 팔랑이며 정신을 짓누른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마진콜이다.
추가 증거금을 넣지 않으면 포지션을 강제 청산 당한다.
1억 이상 손실에, 얼마나 더 손실이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돈을 더 넣는다고?
부채로 태풍을 막아라!
3월 19일 저점을 찍고 지수는 반등을 시작한다.
4월 마감일 코스피200은 245.61로 마감.
3월 12일 247.5 등가옵션을 15점에 양매도 했으므로 13.11점 수익이다.
밖은 좀비로 득실거리는 공포상황인데 영화 28일처럼 자고 일어나니,
10쌍에 3277만원의 수익이 되었다?
현실에서는 쓰리고에 피박에 광박에 판돈을 몽땅 날렸는데,
종이 위의 숫자로는 내 패가 3277만 원 수익을 내는 패였다고?
마감일 지수를 보면 대체 어떤 생각이 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