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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돌이 Jun 22. 2022

옵션거래는 백테스트 기간이 중요하다

옵션거래 결과의 나비효과

옵션에 관한 글을 시작하면서, '빈도수'로 단락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입자 개개의 운동은 알 수 없지만, 경향성은 파악할 수 있다. 지금 날리는 종이비행기가 어디에 떨어질지 알 수 없지만, 개체수가 충분하면 확률적으로 어디에 가장 많이 떨어질지는 알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옵션으로 개인도 돈을 벌 수 있겠다 싶었다.


낮에 글을 하나 읽었다. 위클리 옵션 때문에 목요일 변동성이 커졌단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변동성이 커졌다면 양매도보다 양매수가 유리한 상황이 된다. 

집에 와 걷기 운동 후 샤워를 하고, 티팟에 차를 우려 마시면서 준비를 했다. 정리된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수식 평균값의 날짜만 바꿔 지정하면 되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1. 신이 준 선물



결과를 살펴보기 전 잠시 봐야 할 내용이 있다. '빈도수'를 준비하며 만든 자료다. 


위의 도표는 최근 5년간 코스피 200의 일일 변동성에 대한 평균값이다. 어제보다 오늘 아래위로 얼마나 움직였는지 계산 하면 되기 때문에, 수식은 절댓값인 ABS를 사용했다.


목요일 변동성 평균값은 2.82점. 목요일 마감은 수요일 마감 값에서 평균 2.82점 움직인다는 뜻이다. 수요일 위클리 옵션의 가격이 궁금했다. 계산해보니 등가 평균이 3.4점 정도다. 


3.4- 2.8 = 0.6


양옵션의 합이 변동 값보다 크다. 매주 수요일 등가 옵션 4쌍을 양매도 하면 목요일 60만 원이 생긴다는 뜻이다. 1달은 4.34주이므로 260만 원. 1년이면 3000만 원. 안 할 이유가 있을까? 마법의 공식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낮에 읽었던 블로그의 글. 목요일 변동성이 커졌다면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건데.



2. 월 단위 등가 양매도는 수익이 될까?

 

1달 단위 옵션 양매수 수익률


위클리 옵션은 2019년 9월에 탄생했다. 이전에는 월 단위 옵션이다. 프리미엄이 녹는 속도가 위클리보다 4배는 느린 기존 옵션. 월 단위 수익은 어떻게 될까?


기준은 매월 마감일 차월물 옵션 등가의 합을 구하고, 1달의 변동성을 빼면 손익 값이 나온다. 


예를 들면, 

등가 옵션의 합은 15점.

5월 코스피 200이 340으로 마감.  

6월 코스피 200이 360으로 마감. 

양옵션의 합보다 변동성이 크므로, 매도했다면 5점 손실, 매수했다면 5점 수익이다.


이런 방식으로 최근 2년의 결과를 누적시켜봤다. 양매도가 이길 거라 예상했는데 양매수가 이긴다. 

양매수 하면 최고 75점, 최근까지 30점이 넘는다. 우상향 하는 그래프다.


4쌍이면 최고 7500만 원 수익. 반대로 양매도 했다면 7500만 원 손실. 계좌가 박살 나고 시장에서 퇴출이다.



3. 백테스트는 기간이 충분히 길어야 한다


기간을 길게 하면 양매수 수익은 얼마나 커질까? 기간을 5년으로 늘렸다.


1달 단위 옵션 5년 치 자료


기대와 다른 값이 나왔다. 5년이면 200점이 넘는 누적수익을 기대했는데 우하향 그래프다. 

양매수를 했다면 5년간 최고 250점 손실. 4쌍이면 2억 5천만 원. 

그래프를 뒤집으면 양매도. 5년간 4쌍으로 2억 가까운 수익이 쌓인다.


위의 양매수가 유리한 결과는 우연히 변동성이 큰 기간을 선택한 결과였다. 

옵션은 95% 잘 따다가도, 5%의 블랙스완에 당한다. 어벤저스로 꾸려진 롱텀 캐피털도 설마에 당했다. 오전 하늘을 가득 채운 먹구름이 오후 퇴근일 맑은 하늘에 한점 보이지 않듯 사라졌다. 


 

4. 목요 변동성


이제 위클리 전과 후의 변동성을 알아보자. 



계속되는 반전. 얄밉게도 구글시트는 몇 초 만에 기대와 다른 값을 뱉어냈다. 


목요일 값이 2.04에서 3.52로 무려 1.5점가량 커졌다. 목요일만 아니라 모든 요일이 커졌다. 마법의 공식이 펑하고 사라졌다. 오히려 수요일 양옵션의 합보다 변동성이 크다. 양매도를 하면 손실이 계속 쌓인다는 말이다. 거래 시 틱 손실과 수수료까지 더하면 더 커진다. 



5. 또 다른 오류


다음날 퇴근 후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걸으면 뇌에 불이 반짝하고 들어온다. 꽉 차 움직이지 않는 깡통의 과일이 스르르 움직이듯. 탁하고 생각이 하나 떠오른다. 


지수가 오르면 코스피 200의 값이 커진다. 300의 1%면 3점인데, 400의 1%면 4점이다. 값이 커졌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 보인 게 아닐까? 비율로 계산하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듯싶다. 집으로 와 결과를 퍼센트로 바꿨다.



매번 무너지는 가설. 비율로 바꾸니 더 확연해진다. 일일 변동성이 0.65%에서 1%로 커졌다. 


도대체 왜 커졌을까? 정말 위클리 옵션 때문인가? 19년 이후 코로나, 원자재 급등, 전쟁, 금리인상 같은 대형 이벤트들 때문에 변동성 장이라서 그럴까?


19년 이후 양매도가 불리한 상황이 된 건 분명하다.



6. 놓친 또 하나 


월 단위 옵션의 최근 값이 우상향인 것도 19년 이후 커진 변동성 때문은 아닐까? 아니면 19년 급락장의 일시적 변동성 때문일까?


퀀트 투자가 유행이다. 22년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시장보다 손실이 적다고 하겠지만, 투자를 하면서 몇 개월 손실이 이어지면 심리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A: 자기 믿음을 가지고 방식을 고수한다. 큰 틀은 바꾸지 않는다.

B: 더 이상 믿음이 가지 않는다.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수익이 손실로 바뀌기 시작하면 방식을 고수하기 힘들다. 책에서는 95%가 방법을 바꾼다고 한다. 다윈은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 남는다고 했는데.


개인도 옵션에서 돈을 딸수 있나? 1미터만 더 파면될까? 이젠 그만해야 할까? 옵션 투자를 하면서 매 순간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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