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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펜 Feb 25. 2023

휴무를 거꾸로 읽으면 무휴

몸과 마음의 건강에 휴(쉴 휴)를 추가하자

평일 출근길. 조금 막히는 아침. 택시 한 대가 옆으로 지나갔다. 앞창에 휴무라고 적혀있었다. 개인택시는 휴무를 정확히 지켜야 된다는 말을, 택시 기사님께 들었던 기억이 난다. 주행중인 차선이 뚫리면서 택시를 앞질렀다. 룸미러로 택시가 보였다. 휴무가 무휴로 바뀌었다. 


건강 관련 도서를 준비하며 다양한 소재의 글을 생각날때마다 블로그에 써두었다. 식생활, 수면, 운동 뿐 아니라 심리에 대한 글까지 다양한 소재의 글을 써두었다. 책의 마지막에 꼭 싣고 싶었던 소재는 휴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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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사람이 기대 있는 모습이다. 햇살이 따뜻한, 혹은 한 여름 땡볕에 나무 그늘 아래 몸을 기대고 있는 모습.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아니라, '하지 않음'을 하는 것이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보는 시대. 건축가상을 받은 시외의 이쁜 카페에 모여서도 스마트폰을 보는 시대. 지하철 출근길 웹툰, 소설, 유튜브, 인스타로 시간을 채우는 시대. 가만히 있음을 하지 못하는 시대. 분단위로 계획을 세운 스캐쥴러가 자랑스럽게 공개되는 시대.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그냥 쉬면 되지만, 쉼도 이제 용기를 내야 하는 시대. 


아이들이 어렸을 때 케이블 TV에 문제가 생겨 1주일 동안 TV를 보지 못했던 시간이 있었다. 저녁이면 의례 틀어놓았을 TV가 꺼지자 집은 고요했다. 큰 아이는 책을 읽었고, 작은 아이는 나와 그림을 그렸다. TV가 없자 심심함을 위해 다른 무언가를 했다. 아무것도 없음은 심심함이었고, 무언가를 했다. TV 대신 건전한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라 생각했지만, 쉼의 관점에서는 또 다른 무언가로 쉼을 채워 넣었다.


일상의 틀에서 잠시 벗어나기.

스마트폰 없이 산책 나서기.

물가의 오리를 보며 멍 때리기.

공원의 길고양이 지켜보기.

걷다 잠시 벤치에 앉아 있기.

TV 켜지말고 소파에 목 젖히고 앉아 천장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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