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단순한 카페를 만들지 말자

오란다를 컨셉으로 카페를 내걸기까지

by 양승탁

제목과 1화에서 보았듯이,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10평 개인 카페 "오란다방"을 가족과 함께 운영 중이다. 이 곳은 정말 '개인 카페가 살아남을 수 없는 곳'에 가깝다. 스타벅스, 탐앤탐스를 비롯해 반경 500m 이내에 15개 정도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밀집하고 근처에 도봉구청 및 방학역이 가까워 다양한 연령대의 유동인구가 혼재하기 때문에 오란다방이 위치한 방학역 주변은 수많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수시로 노리는 장소가 되었다. 개인 카페로서, 그것도 10평 짜리 개인 카페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1화에서 언급한 USP, 즉 우리 가게만의 차별점, 소비자들이 우리 가게에 (지속적으로) 와야만 하는 이유가 필요했다. 그 차별점을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밤 동안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거듭했다.


첫째로 우리는 '커피의 맛'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그들보다 더 맛있는 커피를 팔아 보면 어떨까. 실제로 스타벅스는 커피 자체보다 디저트와 커피를 함께 즐기게 하기 위해 커피의 배전도를 더 높인다. 즉, 일반적인 커피보다 원두 자체를 좀 더 태워서 로스팅하고, 결과적으로 '쓴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커피가 디저트와는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지만 커피 자체만 마시면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그들보다 좋은 원두를 사용한다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나 스벅 등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원두를 엄선하여 고르고, 하나하나 테이스팅을 거쳐 보며 가장 맛있는 커피 원두를 공급 받았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의 레드 오션에서 커피의 맛 자체는 소비자들이 카페를 선택함에 있어 상당한 후순위에 있었다. 그들은 미묘한 맛의 차이보다 휴대폰 주문을 통해 도착 즉시 마실 수 있는 커피, 혹은 더 저렴한 커피를 선호했다. 우리가 가장 좋은 원두를 찾아보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원두를 가장 맛있고 예쁜 커피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커피의 가격에 투영하는 것도 다소 무리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커피의 맛'을 차별점으로 내세우자는 전략은 실패했다.


두 번째 전략은 '디저트'였다.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가 무엇이 있을까. 요즘에는 흔히 두쫀쿠, 두바이쫀득쿠키와 같은 디저트가 유행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또 다른 수많은 디저트들이 유행에 뜨고 지고를 반복했다. 이에 따라 우리도 수많은 디저트들을 시도했다. 와플, 뚱카롱, 곤약젤리 등 수많은 디저트들이 우리의 손을 오갔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단지 반짝 유행한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러한 디저트들과, 그것들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수많은 개인 카페들이 도입과 쇠퇴를 반복하는 가운데 우리가 내었던 결론은 이것이었다.


"우리의 것을,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우리는 그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모두 종합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좋은 원두를 더 낮은 가격에 팔자. 유행에 구애받지 않고, 많은 이들이 좋아할 만한 특별한 디저트를 차별점이자 카페의 컨셉으로 내걸어 보자.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수제 쌀오란다, 그리고 오란다방이다. 오란다는 최소한 4050에겐 꽤 익숙한, 물엿과 밀가루를 사용하여 달고 바삭하게 볶아낸 옛날 과자이다. 그러나 오란다라는 디저트를 만들어 보며 조금 더 맛있게,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어야만 기름에 튀기고 당을 많이 사용하는 프랜차이즈들의 직관적인 맛을 변화구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의 가장 좋은 재료를 공수해 아낌없이, 조청과 쌀을 이용하여 볶아 내는 오란다방만의 '수제 쌀오란다'를 시험대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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