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프랜차이즈를 이길 수 있는 우리의 정체성

오란다가 주인공이 되어야 해!

by 양승탁

오란다라는 소재를 내걸고, 나름의 흐름을 만들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낱개로 구매하는 사람이 있어야 그 사람이 선물세트를 구매하기도 할 것이고 선물받은 사람의 재구매로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란다방이 위치한 방학동 롯데캐슬 상권은 근처 아파트에서 찾아오는 50~60대 거주민 분들, 롯데캐슬 거주민 분들(주로 20~40대이며, 젊은 부부 분들도 종종 계심), 구청 직원 분들 등 다양한 고객층이 혼재된 상권이다. 그 사람들이 프랜차이즈를 지나쳐 와 오란다방에 와서 오란다를 먹게 해야 하고, 선물세트 구매까지 이끌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란다라는 소재의 맛과 컨셉에 부합하는 메뉴, 그리고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란다와 조합이 좋은 음료를 개발하고, 오란다를 더욱 쉽게 먹어볼 수 있는 프로모션이 있어야 했다. 음료와 프로모션을 통해 오란다가 주인공이 되어야 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방학동 소금커피], 그리고 [방학동 후추커피]


오란다는 고소하고 바삭했기 때문에 음료와 함께 곁들일 때 음료가 오란다의 바삭함을 덮어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일말의 고소함을 맛있게 넘겨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메리카노와 크림을 곁들여 먹는 기존 아인슈페너의 형태에 소금과 후추를 첨가한 메뉴를 만들었다. 소금이라는 재료는 뒷맛의 깔끔함을, 후추는 향을 주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그렇지만 후추의 매운맛을 불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기본 메뉴는 소금커피로 하되, 후추커피는 매운맛이 약한 후추를 쓰면서 직접 갈아 주는 형태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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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동 후추커피와 방학동 소금커피 포스터


추가적으로, 오란다의 레트로한 컨셉을 극대화 해주기 위해 '미숫가루'와 '레트로 커피(다방 커피)' 메뉴를 개발했다. 오란다를 하나하나 간편하게 꺼내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젊은 부부 고객 분들이 아이와 함께 왔을 때 아이가 쉽게 오란다를 접할 수 있도록 '한입오란다'를 만들기도 했으며, 도봉구의 캐릭터 '은봉이'와 '학봉이'를 바탕으로 둘이 왔을 때 음료와 오란다를 자연스럽게 같이 먹을 수 있도록 '은봉이 세트'와 '학봉이 세트'라는 프로모션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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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오란다와 도봉구 캐릭터 은봉이&학봉이


핵심은 '프랜차이즈에 없는 것을 만드는 동시에 오란다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 메뉴와 프로모션을 구성하면서 수많은 시식(?) 과정을 거쳤고, 우리 가족은 이 과정에서 후덕죽 쉐프가 되지는 않았지만 조금 후덕해졌다. 아무래도 매일매일 크림을 맛보고 크림과 오란다의 조합을 맛보고, 한입오란다의 식감을 테스트 해봤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완성된 오란다 중심의 메뉴와 프로모션은 꽤나 성공이었다. 20~30대 고객 분들을 비롯하여 주변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오란다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친구들, 가족들을 같이 데려오신 사례도 있었고, 매장에서 오란다와 소금커피를 드시다가 동생에게 주려고 오란다를 사 가신 사례도 있었다. 은봉이 세트를 두 분이서 드시다가 오란다를 추가로 구매하신 적도 있었다. 뭐가 됐든, 오란다방이라는 카페에서 오란다는 점점 주인공이 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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