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 소금커피
브런치북 4화에 언급했듯, 오란다방을 운영하면서 우리 가게의 컨셉이자 메인 메뉴인 오란다와 잘 어울리는 음료 메뉴를 만드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옛날미숫가루, 방학동 소금커피, 방학동 후추커피 등이다.
이 전략은 실제로도 꽤 잘 먹혔다. 주변 프랜차이즈들을 분석해 본 결과, 가격을 메리트로 경쟁하는 브랜드들이 많았다. 그들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꽤 깊숙히 환기상표군 내지는 고려상표군으로 자리잡혀 있었다. 즉, '딸기라떼'를 떠올리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메가커피를 생각하게 될 것이고 '초코라떼'를 떠올리면 컴포즈커피를 생각하게 될 것이었다. 이 말은 즉슨, 특별하지 않은 음료 메뉴로 승부를 본다면 프차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개인카페의 딸기라떼, 초코라떼는 손흥민과 BTS로 브랜딩되고 저렴하게 빨리빨리 나가는 프차의 딸기라떼, 초코라떼의 벽을 넘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레트로한 컨셉에 부합하는 특별한 음료를 개발했다.
• 방학동 소금커피
• 방학동 후추커피
• 옛날미숫가루
• 홍천오미자에이드
오란다방에서 개발한 이러한 음료들은 프차에 없거나, 키오스크로 주문할 때 최소 3페이지 이상을 넘겨야 볼 수 있는 메뉴들이었다. 사람들은 이런 메뉴들을 프차에서 잘 주문하지 않았고, 이러한 음료들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판매하는 카페를 본 적은 없었을 것이다. 이들을 개발하고 판매함으로서, 프차로 가득한 상권 내에서 "또다른 세분시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즉, 소금커피, 후추커피, 미숫가루, 오미자에이드를 떠올릴 때 오란다방을 떠올릴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오란다방에서 일하면서 들었던 말들은 이러한 흐름이 잘 이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금커피, 후추커피가 있네?" 로 시작한 말들은 "오란다랑 커피 잘 어울려서 맛있다."가 되었고, "여기 소금커피 맛있어."가 되었다. 한번 오신 분들은 지인 분들에게 추천하면서 4명, 5명이 되었고, 그 4명과 5명은 또다른 지인들에게 오란다방의 메뉴를 추천해 주는, 선순환이 반복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네이버 데이터 상으로도, '방학동 소금커피'는 오란다 선물세트(오 세트), 아메리카노와 구매 2-3위를 다투는 효자 메뉴가 되었다. 사람들은 '소금커피'를 마시러 오란다방에 방문하기 시작했고, 프차 대신 개인카페인 '오란다방'에 방문할 이유를 만들게 되었다. 끊임없이 연구했던 밤들이 성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적어도 이 근방에서는, 사람들이 '소금커피'를 떠올릴 때 오란다방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의도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10평 짜리 개인카페는 멈출 수 없다. '제철코어'의 유행에 따라 프랜차이즈들은 계절, 나아가 월별로 새로운 메뉴와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또다른 메뉴와 또다른 구매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계속 살아남는 개인카페가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