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설치
날씨가 계속 풀리고 있다. 카페는 봄, 여름 음료의 개발 및 출시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여름철 장사를 대비해야 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실제로 봄, 여름철은 카페에 대한 평균 객단가와 방문 빈도가 겨울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즌이다. 여러 카페 프차들은 완연한 성수기인 이 시즌에 대한 대비를 겨울부터 준비하고 있을 것이며, 대기업의 여러 석학들이 벌써부터 레시피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한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다. 최근 외국계 사모펀드의 저가 카페 프랜차이즈 인수, 이를 통한 공격적인 투자와 가맹점 수의 급격한 증가 또한 업계 내에서 큰 이슈로 떠오른 만큼, 여러모로 올 봄과 여름은 10평 짜리 개인카페에게 악재가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0평짜리 개인카페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하다. 사람들의 눈길을 한번 더 끌게 하는 것, 더 새로운 모습, 더 매력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오란다방에서는 과감한 투자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바로 "어닝"을 설치하는 것이다. 과감한 투자(?) 라는 진중하고 무거운 말에 비해 다소 작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금액과 노력이 수반되었다.
나름의 과감한 투자. 이 속에는 한 번의 눈길이라도 더 가게 하려는 노력과 자리를 한 테이블이라도 더 분위기 있게 만드려는 노력도 있었다. 10평이라는 카페 규모 때문에 카페가 꽉 차면 자리가 없어서 나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말 이른 오후에는 주변에서 점심 식사를 끝마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카페에 방문하는 손님이 정말 많아서, 카페가 가득 차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2시부터 3시 사이, 커피에 대한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손님들이 왔을 때 남은 자리가 많지 않다. 자리가 없어서 30분 내에 5팀이나 그냥 돌려 보냈던 적도 있다. 그렇다고 2시간 타임 리밋을 걸 수도 없거니와, 앉기 불편하게 의자와 테이블을 더 많이 비치해서 카페를 비좁게 만들 수도 없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어닝 아래에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하면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말에는 한 테이블이라도 더 늘려서 손님들이 그냥 돌아가는 것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고, 주중에는 근처 관공서와 학교, 오피스에서 방문하는 손님들이 테이크아웃 잔을 가지고 드시다가 바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선뜻 카페를 들어오기 망설이는 반려인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도 통행에 지장이 되지 않는 선에서 우리 카페의 존재를 보다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어닝 위에는 보통 가게 상호를 달기 마련인데, 우리는 "정성, 맛있는 행복"이라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창업 문의 번호를 적었다. 개업 6개월도 안 됐는데 개인카페가 창업 문의를 받는다니. 그렇지만 우리는 자신이 있었다. 우리가 오랜 기간동안 연구해서 탄생한 오란다방이 가지고 있는 USP, 컨셉은 어느 프차 천국에 가더라도 방학동의 오란다방처럼 성공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있다. 아직은 지나가는 말로만 간간히 창업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함께 진득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 생각이다.
어닝의 효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당장 저번 주 주말에만 하더라도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어닝 유무로 판단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효과성이 있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다. 앞으로 여름 시즌이 끝나기까지 이러한 작은 변화 하나가 어떤 것을 가져올 지, 정말 기대가 된다.
인스타그램: @oranda_ban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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